"졸(卒)들이 부지런히 뛰겠다". 지난 23일 대표팀의 입담꾼인 김상식(31, 성남)이 인터뷰서 보여준 재치였다. 언론에서 차와 포가 빠졌다고 한 것에 대한 대응책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졸들의 활약이 크게 기대되는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29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전에서 보여준 졸들은 차, 포 이상의 모습이었다. 특히 젊은 졸들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 우(右)범석, 좌(左)치우 공격을 이끌다 인상적인 것은 대표팀의 신예 좌우 풀백이었다. 당초 송종국과 김동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핌 베어벡 감독은 오범석과 김치우를 전격 투입했다. 둘은 K리그에서 팀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고 지난 아시안게임 이후 차세대 풀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범석과 김치우는 베어벡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둘 다 공격의 시발점과 수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오범석의 경우 도움을 기록하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안정된 수비력과 공격 가담능력, 크로스 능력은 분명히 발전하는 모습이었다. 김치우 역시 왼쪽 윙포워드의 뒤를 받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공격에도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 제 자리로 돌아온 김상식, 허리를 장악하다 그동안 중앙 수비수로 뛰며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김상식이 돌아왔다. 김상식은 이날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의 중원 복귀는 한국의 허리 장악력을 더욱 높여주었다.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졸'들의 수장인 그는 경기의 흐름을 읽으면서 팀을 조율했다. 특히 중앙으로 이어주는 패스는 단연 일품이었다. ▲ 염기훈, 이근호 젊은 졸들의 돌격대장 염기훈과 이근호는 젊은 졸들 중 돌격대장이었다. 선발 출전한 염기훈은 최성국과 함께 종횡무진 활약하며 사이드를 누볐다. 특히 후반 5분 만들어낸 선제골은 그의 적극성과 집중력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이 골은 염기훈의 A매치 첫 골이기도 했다. 이근호는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뽑아내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는 후반 29분 교체투입된 이후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결국 이천수의 완벽한 도움을 골로 성공시키며 선봉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날 골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영원히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