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25,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과 송종국(28, 수원 삼성) 모두 후배들보다 자신들이 낫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사실상 주전 좌우 풀백으로 낙점될 것으로 보였던 김동진과 송종국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김치우(24, 전남)와 오범석(23, 포항)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을 펼쳐줬기 때문이다. 핌 베어벡 감독은 29일 제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이라크와의 평가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좌우 풀백 요원들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김동진과 김치우 모두 좋은 왼쪽 풀백이고 송종국과 오범석도 마찬가지로 훌륭한 오른쪽 풀백"이라며 "하지만 서로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는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은 "아시안컵을 준비하면서 첫 경기인 이라크전이 부담스러웠을 텐데 김치우와 오범석 모두 부담감과 맞서 잘 싸웠다"며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김동진과 송종국이 후배들보다 낫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베어벡 감독은 "그러나 김동진과 송종국도 제주도에 와서 훈련기간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주어진 훈련도 잘 소화했다"며 "결국 내 입장으로서는 선발 기용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편해졌지만 선수들은 무한 경쟁 속에 뛰어든 셈"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치우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오범석은 공격의 물꼬를 여러 차레 트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최성국과 호흡을 맞추며 오른쪽 측면을 뚫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오범석은 사실상 2개의 어시스트를 올린 것이나 다름없는 크로스를 올렸다. 후반 5분에 나온 염기훈(24, 전북 현대)의 선제 결승골도 오범석의 발에서 비롯됐지만 상대 골키퍼 누르 압바스의 손에 걸리는 바람에 안타깝게 어시스트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34분 오범석은 후반 5분의 선제골 장면과 비슷한 모습으로 크로스를 올려 이천수의 헤딩골을 만들어냈다. 중앙 수비수들과 안정적으로 상대 공격수를 막아야 하는 역할과 함께 좌우 날개와 함께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은 좌우 풀백의 무한경쟁은 대표팀의 전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런 점에서 베어벡 감독의 1주일간 제주 소집 훈련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