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감독, '난 KIA를 좋아해'
OSEN 기자
발행 2007.07.01 11: 00

'김재박 감독은 KIA를 좋아해'. 어느 음료광고의 CF가 떠오를 만큼 김재박(53) LG 트윈스 감독은 KIA 타이거즈를 오아시스의 샘물처럼 여기고 있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는 김 감독이 진가를 발휘하는 데 '지렛대'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팀이다. 김 감독의 LG는 6월 30일까지 올 시즌 KIA전에서 7연승(광주원정 6연승) 포함 8승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LG가 올 시즌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행보'속에서도 5할 승률을 오르내리며 4위를 유지하는 데 일등공신이 KIA인 셈이다. 지난해 KIA가 LG와의 상대전적에서 12승 6패로 크게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그야말로 천양지차이다. 그런데 올해는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LG 감독과 코칭스태프만 바뀌었을 뿐인데 왜 그렇까. 정답은 김재박 감독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사령탑시절부터 KIA전에는 초강세를 보였다. 현대 때도 KIA만 만나면 선수들이 펄펄 날게 했다. 지난해 김 감독이 현대에 있을 때도 현대의 KIA전 상대전적은 13승 5패로 절대적 우위였다. 현대시절에는 캘러웨이, 전준호 등 선발 투수들이 KIA전에 유독 강세를 보인 것도 한 몫을 했지만 벤치에서 KIA전에는 자신감을 갖고 임한 것도 무시못할 승인이었다. 지난해 현대는 '형제구단'인 KIA를 제물 삼아 페넌트레이스 2위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적'관계는 김재박 감독이 현대를 떠나 LG에 새로 둥지를 튼 후에도 계속되고 있으니 신기한 노릇이다. kIA의 전력을 손바닥 안에 놓고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KIA전에서는 현대 시절이나 LG에서나 마찬가지로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며 승리를 따내고 있다. 김 감독이 떠난 현대는 올 시즌 KIA전에서는 4승 4패로 호각지세이다. 사실 김 감독에게 KIA는 가장 큰 아픔을 준 팀이었다. 감독 데뷔 첫 해인 1996년 KIA 전신인 해태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 정명원(현 현대 투수코치)의 노히트 노런 승 등으로 정상을 문턱에 뒀다가 아깝게 준우승에 그치게 한 팀이 KIA였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김 감독이 맡고 있는 팀들에게 KIA가 맥을 못추고 있으니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김재박호의 LG가 올 시즌 남은 KIA와의 8경기서 어떤 성적표를 낼지 궁금해진다. LG의 초강세가 유지될지, 아니면 KIA가 대반격으로 만회를 하며 '천적'의 사슬을 끊어낼지 주목된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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