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월드시리즈의 형식을 9전5선승제로 환원시키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보다 많은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7전4선승제 형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보라스는 지난 1일(한국시간) AP통신의 베테랑 야구기자 로널드 블럼과 가진 인터뷰에서 9전5선승제로의 회귀를 골자로 한 월드시리즈 개편안을 지난 4월 16일 버드 실릭 커미셔너에게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9전5선승제의 월드시리즈를 치르되 ▲첫 2경기는 중립 경기장에서 개최하고 ▲금요일 저녁 열리는 첫 경기에 맞춰 MVP 사이영상 신인왕 감독상을 한꺼번에 발표하며 ▲각 부문 후보 5명씩을 월드시리즈 경기장에 불러모으고 ▲ 첫 2경기를 치르는 도시는 미리 접수를 받아 결정한다는 게 골자다. 또 2차전이 열리는 토요일 저녁에는 명예의 전당 헌액자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 마디로 겨우내 띄엄띄엄 진행되는 행사를 한꺼번에 월드시리즈에 맞춰 발표하면서 미국인들의 관심을 증폭시키자는 것이다. 보라스는 이를 두고 '월드시리즈주간(World Series Weekend)'이라고 표현했다. 가장 중요한 경기는 중립 경기장에서 치르는 첫 2경기를 제외하면 2(홈)-3(원정)-2(홈) 형식이 된다. 만약 첫 2경기 개최권을 보유한 도시 연고구단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포맷은 3-4-2로 치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가 미식축구나 NCAA 농구 풋볼에 비해 떨어지는 게 '페스티벌 분위기'라며 WSW가 실현될 경우 막대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각 도시들이 첫 2경기 개최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람들이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 몰려들고 돈을 쓸 경우 슈퍼볼, 파이널포, 볼챔피언십에 못지 않은 성공을 거둘 것으로 확신했다. 시상식과 명예의 전당 헌액자가 결정되는 첫 2경기가 이벤트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9전5선승제는 월드시리즈의 '오리지널 형식'이었다. 1903년 피츠버그 파이러츠가 보스턴 어메리칸스(현 레드삭스)를 5승 3패로 물리친 게 월드시리즈의 효시다. 하지만 1905년부터 현행 7전4선승제로 환원됐고 몇 차례 예외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보라스의 제안에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며 주목하고 있다. 다만 경기를 직접 하는 선수와 감독들은 "좋은 의견"이라면서도 "9경기는 너무 길다"며 우려하고 있다. 보라스는 올스타전이 끝난 뒤 실릭을 직접 만나 3개월전 제안에 대해 토론할 계획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측의 공식 반응은 아직까지 없지만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보라스의 제안을 어떻게 고려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실릭은 재임 기간 중 인터리그, 와일드카드 제도를 만들었고 플레이오프 참가팀과 경기를 늘리며 전통에 '칼'을 댄 인물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