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트리플A에서 예정된 테스트를 모두 마친 박찬호(34)는 어떻게 될까. 지난달 12일(이하 한국시간) 박찬호를 영입한 뒤 팀 퍼퓨라 단장은 "트리플A서 3∼4경기를 치른 후 승격 또는 방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제는 '중간평가' 시기가 됐다. 박찬호는 라운드락 익스프레스 소속으로 등판한 4경기(22이닝)서 1승2패 방어율 4.09 탈삼진 19개를 기록했다. 외형상 나쁘지 않은 수치다. 첫 등판인 지난달 17일 앨버커키전(3이닝 7실점)을 제외하면 무난한 투구였다. 구단도 내심 만족할 만한 성적이다. 그러나 이것과 빅리그 승격은 별개의 일로 보인다. 우선 휴스턴은 지금 당장 박찬호가 필요하지 않다. 선발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선발투수를 급히 불러올릴 이유가 없다. 우디 윌리엄스의 성적(3승10패 방어율 5.58)이 나쁘지만 어느 구단이든 이런 투수 한 명 쯤은 있기 마련이다. 윌리엄스는 연봉(600만 달러)도 적지 않다. 주목할 점은 휴스턴 지역의 분위기다. 등 지역언론에서는 애초부터 박찬호를 '위험부담이 낮은 투자'라고 했다. 또 박찬호를 잘 아는 버트 후튼과 데이브 월러스 두 투수코치의 영입노력이 휴스턴이 박찬호를 선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종합하면 휴스턴은 박찬호를 사실상 '보험용'으로 분류한 셈이다. "투수력은 항상 부족하기 마련이다. 박찬호는 화려한 경력을 보유한 선수인 만큼 괜찮다고 판단되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던 필 가너 감독의 발언도 이와 맥이 닿는다. 다시 말해 휴스턴은 선발로테이션에 구멍이 나면 박찬호를 불러올릴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올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휴스턴 투수진은 불펜이 문제일 뿐 선발진은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부상자명단(DL)에 등재됐던 마무리 브래드 릿지가 4일 또는 5일이면 복귀할 예정인 만큼 불펜도 힘을 받게 됐다. 여기에 박찬호는 경쟁자도 제쳐야 한다. 휴스턴은 지난달 29일 소폭 개편을 하면서 우완 맷 앨버스와 좌완 마크 매클레모어를 불러올렸다. 이들은 현재 불펜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앨버스의 경우 선발 투수가 필요할 경우 이를 메울 '1순위'로 여겨진다. 휴스턴크로니클의 담당기자 호세 데 헤수스 오티스는 3일 팬들과의 질의응답 코너에서 앨버스는 구단이 선발투수로 쓸 복안을 가지고 있는 투수라고 소개했다. 지금으로선 휴스턴은 박찬호의 승격 여부를 저울질하기 보다는 상황을 좀 더 관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뉴욕 메츠처럼 빅리그로 불러올려 한 차레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 메츠는 2선발 올란도 에르난데스의 부상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선수를 불러올려야 했다. 휴스턴에서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박찬호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구단을 알아볼 수 있다. 조만간 승격통보가 떨어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공은 구단에서 박찬호로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새 구단을 물색할 경우 또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오는 7월말이면 트레이드 데드라인이다. 따라서 라운드락 잔류가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7월말까지 기다려도 호출이 없다면 어차피 타구단을 알아봐야 하는데 각 구단이 전력 보강에 혈안이 되는 그 시기가 이적의 호기이기 때문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