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 하드' 브루스 윌리스, 19년 전과 후
OSEN 기자
발행 2007.07.04 09: 22

19년 세월이다. 33살 브루스 윌리스가 LA의 최첨단 나카토미 빌딩에서 테러리스틀 물리쳤던 때로부터다. 거침없는 NYPD 존 맥클레인이 처음 등장한 블록버스터 액션 ‘다이하드’였다. 실제 세월만큼 영화 속 맥클레인도 나이를 먹었다. 짧지만 무성했던 머리카락은 이제 스크린에서건 현실에서건 남은 게 별로 없다. 근육질로 탄탄했던 가슴도 이제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따라 조금씩 아래로 처지기 시작했다. 1955년생 브루스 윌리스는 올해 52살이다. “내 팔자는 왜 이렇게 꼬였냐. 때만 되면 테러리스트들이랑 한판 붙게되니..” 영화 속 그의 푸념처럼 ‘다이하드' 시리즈는 계속 진화해 왔다. 1편에서 빌딩 안 한정된 공간을 무대로 삼더니 2편(1990년)은 공항, 3편(1995년)은 뉴욕, 올해 개봉한 4편은 드디어 미국 북동부 일대로 활동범위를 넓혔다. 다리는 자꾸 무거워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갈 길은 더 멀고 험하다. 또 하나 아날로그 형사를 자임하는 맥클레인 앞에 등장하는 테러리스트들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다. 달랑 권총 한자루를 쥔 그에게 인공위성과 국가 컴퓨터 시스템까지 통제하는 업그레이드 적과의 승부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래서 윌리스, 아니 맥클레인은 이번 새 시리즈에서 환갑이 가까워진 나이일망정 더 세지고 강력해졌다. 오기와 근성으로 똘똘뭉친 맥클레인에게 감독은 불사의 영약을 선물한 모양이다. 얻어터지고 떨어지고 총에 맞고도 오똑이마냥 일어서더니 끝내 전투기와 맞짱까지 뜬다. 테러리스트들이 아무리 첨단 과학과 동양 무술의 힘을 빌어봐도 소용이 없다. 맥클레인은 이미 액션의 단계를 벗어나 SF 수퍼 히어로의 옷을 입고 있으니까. 스토리의 현실감과 리얼한 액션이 줄어든 대신 ‘다이하드 4’는 화려한 SF 스타일의 격투 게임을 선사한다. 또 요즘 할리우드의 수퍼 히어로들이 온갖 고민과 자괴감으로 흔들리는 때, 맥클레인은 아무 생각없고 아무 이유없이 오로지 나쁜 놈 잡기에만 골몰한다. 덩달아 보는 관객의 마음도 단순해지고 명쾌해진다. 장점이자 단점일수 있다. 1~3편이 극장에서 벌어들인 총 수익은 7억 5000만 달러(약 6880억). 4편은 지난달 27일 북미 지역에서 먼저 개봉해 첫 주 4820만 달러 수익을 기록하며 기분좋게 스타트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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