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현대 감독은 우완 투수 황두성(31)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원래 불펜에서 롱맨으로 활약하던 황두성을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면서 선발로 전환시켜 등판시키는 것은 물론 급할 때는 중간투수로 활용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말이 좋아서 '전천후'이지 선수에게는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황두성은 묵묵히 등판하며 팀 승리를 위해 앞장섰다. 그런 황두성이 5일 대전 한화전서 7이닝 4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최근 4연패를 끊었다. 더불어 시즌 5승을 기록했다. 최근 선발 등판서 초반에 불안한 면을 노출하며 조기강판 당하기도 했던 황두성은 이날 승리투수가 된 후 "먼저 팀의 연패를 끊어서 기분좋다. 오랫만에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해냈다. 경기 전 김동수 포수와 미팅을 하면서 직구 위주로 빠른 승부를 하자고 의견을 모은 게 효과적이었다. 그래서 삼진도 많이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두성은 또 "오늘 이 기분과 느낌을 잘 유지해서 다음 선발 등판 기회가 주어지면 그 때도 다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황두성은 이날 최고 시속 149km의 강속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간간이 섞어던지며 한화 강타선을 잠재웠다. 탈삼진 10개는 자신의 한경기 최다 타이 기록이다. 한편 4연패를 벗어난 김시진 감독은 "연패하는 동안 선수들의 마음고생이 심했다. 내일부터 1승씩을 보태 5할 승률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