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룸바, "크루즈, 어느 용병보다도 잘할 것”
OSEN 기자
발행 2007.07.06 09: 52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시간만 나면 붙어서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경기에 돌입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홈런포 경쟁’에 불을 붙인다.
현대 외국인 우완 타자 브룸바(33)와 한화 외국인 좌타자 크루즈(34)가 한국무대에서 뜨거운 홈런레이스로 ‘용병 지존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브룸바는 현재 홈런 19개로 단독 1위를 마크하고 있고 그 뒤를 크루즈가 한 개 차로 바짝 쫓고 있다. 그러나 크루즈는 타율(0.349)과 타점(64개)에서는 브룸바를 제치고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둘은 지난 4일 맞대결에서는 홈런 한 방씩을 주고받으며 장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둘은 경기 전에 만나면 둘도 없는 친구처럼 살갑다. 4일 경기 전 현대 훈련시간에 홈팀이라 먼저 연습을 마친 크루즈는 브룸바 주위를 뱅뱅 돌며 틈 만나면 말을 붙였다. 하도 둘이 붙어다니니까 이명수 현대 타격코치가 ‘브룸바, 훈련에 집중하라’고 한 소리하며 크루즈를 떼어놓을 정도였다.
이처럼 한국무대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둘은 평상시에는 친한 동료 용병이지만 은근한 자존심 경쟁도 보여주고 있다. 타격 전부문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둘에게 서로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고 했다. 둘 모두 서로를 “굿 히터”라고 치켜세우는 가운데 브룸바는 농담을 섞어가며 크루즈를 높이 평가했고 크루즈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브룸바는 ‘잘나가는’ 크루즈에 대한 평을 묻자 농담부터 나왔다. 브룸바는 농담이라면서 “나를 통해 크루즈를 알려고 하지 말고 크루즈를 통해 나에 대해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은근히 자존심 경쟁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크루즈는 찬스에 강한 타자다. 한국무대 데뷔 첫 해에 이렇듯 좋은 활약을 펼치기는 힘들다. 내가 2003년 시즌 중 교체선수로 들어와서 2년간 뛰었을 때하고 지금의 한국야구는 다르다. 일본에 2년 갔다온 사이 한국야구는 훨씬 발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잘 적응하는 크루즈는 훌륭한 타자다. 어떤 외국인 선수보다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고 평했다.
또 브룸바는 “아무래도 구장이 작은 대전구장을 홈으로 쓰니까 좀 더 장타를 의식적으로 노려치면 더 많은 홈런이 나올 것”이라면서 “크루즈가 나에 대한 평을 한 것도 알려달라”며 웃었다.
브룸바는 신이 나서 크루즈를 칭찬하는 데 열을 올렸지만 크루즈는 담담했다. 크루즈는 브룸바를 평해달라는 물음에 “위협적인 타자다. 배울점이 많은 선수”라며 간단하게 답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평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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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브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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