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삼성 감독이 오랜만에 만난 일본 스승 앞에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선 감독이 주니치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호시노 센이치 전 감독이 일본 올림픽 야구대표팀 사령탑 자격으로 한국 팀의 전력 분석 차 대구구장을 찾은 지난 6일 두산에 완패한 것. 이날 삼성은 '지키는 야구'라는 팀 컬러가 무색할 만큼 졸전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올 시즌 3승 2패에 방어율 2.21로 안정된 피칭을 뽐내고 있는 '영건' 안지만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으나 5이닝 8피안타 3볼넷 6탈삼진 8실점(7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선 감독이 호시노 감독 앞에서 자신있게 내세웠던 중간 계투진의 핵심 멤버 권오준도 이날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김동주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는 등 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했던 야수들 역시 이날 경기에서 3개의 실책을 범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애제자가 이끄는 팀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본 호시노 감독도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호시노 감독은 7회말이 끝난 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오늘 선 감독이 소속한 팀이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어 아쉽다"며 "좋은 중간 계투진이 있다고 들었는데 보지 못해 아쉽다.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으니 어쩔 수 있겠냐"고 말했다. 선 감독도 경기 후 "프로 선수로서 오늘 경기는 창피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2월 오키나와 해외 전훈지에서 만난 뒤 4개월 여 만에 만난 스승 앞에서 참패를 당한 선 감독으로서도 크게 아쉬움이 남았을 것으로 보인다. what@osen.co.kr 지난 6일 대구 경기 전 호시노 감독이 선동렬 감독의 소개로 김경문 감독과 인사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