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없이 선두 타자로서 출루한다는 마음으로 휘둘렀는데 바람 덕에 넘어간 것 같다". 지난 7일 대구 두산전에서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2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낸 삼성 '안방마님' 진갑용(33)은 '캡틴'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1-1로 팽팽하게 맞선 7회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로 나선 진갑용은 볼카운트 2-2에서 선발 김명제의 137km 직구를 통타, 좌측 펜스를 넘기는 1점 홈런(비거리 105m)을 쏘아 올렸다. 시즌 4호 홈런. 2회와 4회 각각 3루수 파울 플라이와 2루수 앞 땅볼에 그쳤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린 것이었다. 이날 홈런은 진갑용에게 어느 때보다 더욱 값진 한 방이었다. 팀의 2연패를 탈출시킨 홈런일 뿐만 아니라 개인 통산 500타점을 달성하는 축포였다. 역대 48번째이자 현역 중 24번째. 특히 야구에서 가장 고된 포지션인 포수를 맡으며 500타점 고지에 오른다는 것은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역대 500타점 달성한 선수 중 포수는 진갑용을 포함해 네 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그의 기록은 빛나는 것이었다. 진갑용은 이날 500타점을 달성한지도 몰랐다. 경기 후 취재진이 축하 인사를 건네자 그제서야 알게 된 것. 진갑용은 "500타점을 달성한지 전혀 몰랐다"며 "(양)준혁이 형처럼 1000타점 돌파한 선수도 있는데 뭐 대단한 기록이냐"고 말했다. 이어 "포수 중에서 이만수(현 SK 수석 코치)-김동수(현대)-박경완(SK)에 이어 네 번째로 돌파했다"고 답하자 진갑용은 "아... 그렇다면 의미있는 기록이네요"라며 금새 미소를 지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더운 대구를 연고지를 쓰는데 여름철 체력 유지에 어려움이 없냐고 묻자 진갑용은 "사실 힘들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최선을 다해 안방을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진갑용은 수많은 팬들이 대구구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줄 것을 부탁했다. 진갑용은 "오늘(7일)처럼 많은 관중들이 야구장에 오시면 좋겠다"며 "팬들의 아낌없는 성원 속에 선수들도 힘을 얻어 멋진 플레이로 화답하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