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포가 좀처럼 터지지 않아 '무늬만 용병'이던 LG 트윈스 좌타 외야수 발데스(34)가 거포로 재탄생하고 있다. 올 시즌 한국 무대에 진출, 장타보다 단타를 많이 치던 발데스가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서서히 '거포'의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발데스는 지난 6일과 7일 잠실구장 한화전서 잇달아 홈런포를 터트려 시즌 홈런을 5개로 늘렸다. 6일에는 안영명으로부터 솔로, 7일에는 신인 김경선으로부터 스리런 홈런을 각각 날렸다. 드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탓에 위축됐던 발데스의 방망이가 불을 뿜은 것이다. 비거리 125m, 120m짜리 대형홈런이었다. 시즌 5개의 홈런 중 3개를 잠실 홈구장에서 터트려 서서히 잠실구장 체질로 적응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현대 브룸바(19개) 한화 크루즈(18개)에 비하면 홈런수가 매우 적지만 발데스가 최근 부쩍 힘을 내기 시작해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6월 12일 수원 현대전서 시즌 3호를 날린 후 24일 만에 4호를 추가한뒤 다음날 홈런포를 가동했다. 갑자기 장타가 살아난 것에 대해 발데스는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잠실구장이 워낙 커서 홈런보다는 2루타를 치려고 의식하고 있다"며 장타 양산을 다짐하고 있다. LG 구단에서는 발데스가 최근 부쩍 힘을 내고 있는 요인으로 편안해진 '주변 환경'을 꼽고 있다. 먼저 가족들이 최근 합류해 함께 지내고 있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아들이 지난 6일 한화전에 배트보이로 나서는 등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김재박 감독 등 코칭스태프의 배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발데스의 홈런포가 터지지 않을 때도 "한화 크루즈도 잠실을 홈으로 썼으면 그렇게 홈런을 많이 치지 못할 것이다. 원래 선구안이 좋은 중장거리 타자를 원했는데 발데스가 잘해주고 있다"며 '믿음'을 보여줬다. 외야수 정의윤이 본격 합류하며 우익수로 가동되기 시작한 것도 발데스의 상승 요인이다. 발이 느린 편이라 외야 수비에 문제점을 보였던 발데스는 정의윤이 우익수로 나감에 따라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출장, 방망이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발데스는 7일 현재 타율 2할7푼9리에 5홈런으로 중심 타자로서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타점은 41개로 수준급인 발데스가 시동이 걸린 홈런포로 상대 투수들에게 위협적인 용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sun@osen.co.kr 지난 7일 한화전서 3점 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는 발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