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9000만 달러?' 양키스, 'A-로드 딜레마'
OSEN 기자
발행 2007.07.09 05: 02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A-로드를 어떻게 해야 하나'.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다가올 수록 뉴욕 양키스의 고민이 깊어만 가고 있다.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32)가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연봉만 2700만 달러인 로드리게스는 계약기간이 2년 더 남았지만 시즌 종료 후 현행 계약을 파기하고 FA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각 구단 소식에 가장 밝은 칼럼니스트 피터 개몬스는 최근 ESP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가 양키스에 남을 확률은 20%도 안 된다"고 내다봤다. 올 시즌 양키스는 처참한 실패를 맛보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보스턴 레드삭스에 무려 11경기차, 와일드카드 1위인 클리블랜드에 9경기차 뒤져 있어 95년부터 계속돼 온 포스트시즌 진출이 13년 만에 중단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그렇지 않아도 노장 선수들이 많은 탓에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물갈이'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쉽지 않다. 전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진 로드리게스는 이미 올 시즌을 양키스에서 마치겠다며 어떤 구단으로의 이적이든 거부할 것이라는 속내를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양키스는 시즌 후 로드리게스의 이탈을 바라만 보든가 아니면 또 다른 재계약 선물을 안겨야 하는 양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뉴욕 언론의 '공적'으로 찍힌 데다 포스트시즌서 유독 부진하다며 팬들의 비난을 받는 그를 포기하면 그만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노장 일색인 팀에 상대적으로 젊은 그가 빠질 경우 공백이 만만치 않은 데다 매년 40홈런과 120타점을 보장해주는 대형 3루수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당장 로드리게스가 사라질 경우 내년 시즌 양키스의 전력은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다년 계약을 제시해야 하는데 웬만한 금액으로는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이 팽배하다. 2009년까지 남아 있는 현행 계약을 보장해주면서 이후 3년에 최소 9000만 달러 이상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양키스라도 30대 중반의 타자에게 연평균 3000만 달러 이상을 물쓰듯 쓰기는 쉽지 않다. 3000만 달러는 최소금액일 뿐 그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양키스의 '전설'인 레지 잭슨은 와 인터뷰에서 "최대 4000만 달러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웬만한 금액으로는 붙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돈으로도 그를 붙잡기 어렵다면 남는 것은 '읍소' 작전 뿐이다. 양키스 선수로서 명예롭게 은퇴한 뒤 양키스타디움 좌측 펜스 뒤에 있는 '마뉴먼트파크'에 이름을 새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특히 지금은 목사로 변신한 왕년의 강타자 대릴 스트로베르는 '명예'를 강조했다. 그는 "시애틀과 텍사스에서 뛴 로드리게스가 내년에는 LA 에인절스로 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에게 돈은 더 이상 문제가 안되는 만큼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여러팀의 일부에 불과하느냐 영원히 양키스의 일원으로 기억되느냐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했다. 스트로베리는 특히 자신과 같은 과오를 저지르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는 "메츠에서 뛰었던 나도 90년대 초반 LA 다저스로 이적했지만 곧바로 후회했다. 열정적으로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뉴요커 뿐이다. LA는 그저 할리웃에 불과하다"며 충고했다. 로드리게스는 과연 돈과 명예 중 어떤 것을 선택할까.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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