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6위 현대 유니콘스와 8위 KIA 타이거즈가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서머리그'에 전력 투구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두 팀은 프로야구 최초로 상금 2억 원을 걸고 진행되는 서머리그에 '올인'할 태세다. 다른 팀들도 특별 상금이 걸린 서머리그에 총력을 다할 것은 물론이지만 현대와 KIA의 사정은 다른 팀들보다 절박하다. 현대는 팀 재정 상황상, KIA는 상금보다도 구겨진 자존심을 위해 서머리그에 올인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두 팀은 '부상병'들을 속속 복귀시켜 서머리그 최고 승률을 노릴 작정이다. 서머리그는 오는 15일 초복부터 다음달 말복인 14일까지 팀당 24경기 성적만을 갖고 우승팀을 가린다. 승률이 가장 높은 우승팀에게는 상금 2억 원이 주어진다. 물론 페넌트레이스 성적에 합산된다. ▲현대, '상금 2억 원은 우리 차지다' 구단 매각 사태의 후유증으로 재정 형편이 어려운 현대는 '상금 2억 원 타기'에 전력을 다할 태세다. 현대 선수단은 "다른 구단들은 시즌 중에 경기 출전 수당 및 성적에 따른 메리트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구단 형편상 언감생심이었다. 서머리그에서 기필코 1등을 차지해 상금을 타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현대 구단은 모그룹의 지원이 끊기면서 차입금으로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형편이 어렵다. 구단 형편은 어렵지만 전력은 만만치 않은 것이 현대다. 시즌 초반부터 5할 승률 안팎을 오르내리며 여전히 강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투수진이 불안해 상위권에서 밀려나 있지만 조만간 부상병들이 복귀해 힘을 보탤 전망이다. 왕년의 에이스 정민태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특급 좌완 불펜요원 이상렬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공격력에서는 홈런더비 1위 브룸바를 중심으로 상하위 타선이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 팀타율 2할7푼7리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KIA, '구겨진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 올 들어 최하위로 추락한 뒤 극심한 부진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KIA는 서머리그에 올인해 반전의 기회로 삼을 작정이다. 서정환 감독은 최근 "요즘 너무 자신감이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강한 자신감을 가지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 기적은 반드시 이뤄진다"며 "서머리그에서 성적을 올리면 팀 성적도 달라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서 감독은 서머리그를 제패한다면 최하위 탈출은 물론 중위권 도약까지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서 감독이 서머리그를 노리는 이유는 앞으로 부상선수들이 속속 복귀하기 때문. 서 감독은 "후반기 부터는 최희섭 홍세완 이종범 심재학 전병두 등 부상선수들이 차례차례 돌아온다. 이들이 돌아오면 정상적인 팀 전력을 구축할 수 있고 충분히 서머리그 제패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KIA는 올 들어 부상선수 속출로 최하위에 머물며 힘든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서머리그 우승으로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서머리그 공략을 통해 '강한 KIA'를 재현할 태세다. 오른쪽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잠시 쉬었던 에이스 윤석민도 15일부터 재가동될 전망이다. 동상이몽으로 서머리그를 노리고 있는 현대와 KIA 중 과연 우승팀이 나올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