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소총들’의 ‘대포’도 매섭네
OSEN 기자
발행 2007.07.11 09: 01

‘나도 한 방이 있다’. 두산의 홈런포라면 중심타선을 이루고 있는 ‘코뿔소’ 김동주와 ‘리틀 김동주’ 최준석 등 정도만을 꼽을 수 있다. 타팀에 비해 거포가 적은 탓에 팀홈런 39개로 최하위다. 따라서 두산은 홈런포 대신 발 빠른 주자들을 활용한 기동력과 짜임새 있는 공격으로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 도루왕 이종욱을 비롯해 고영민, 민병헌 등 발빠른 선수들과 안정된 타격을 펼치는 ‘이적생’ 이대수, ‘제대병’ 채상병 등이 타선의 ‘기폭제’ 노릇을 해주고 있다. 두산은 ‘대포’보다는 ‘소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타선이다. 하지만 ‘소총부대’라고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최근 경기서 ‘소총수’들이 ‘대포’도 심심치 않게 터트리며 상대 투수들을 울리고 있다. 지난 10일 잠실 현대전이 대표적인 경기다. 이날 2루수 고영민은 1회 잠실구장 좌측펜스에 직접 맞는 2루타를 날렸고 유격수 이대수는 7회 결승 좌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고영민의 타구는 웬만한 구장에서는 홈런으로 연결될 수 있는 큰 타구였다. 이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여 만에 맛본 홈런포로 개인통산 6호였다. ‘뜬금포’로 상대를 울리고 있는 두산의 대표적 ‘소총수’는 2루수 고영민이다. 긴 팔을 활용한 수비가 일품이어서 ‘고제트’라는 별명이 붙은 고영민은 최근 ‘볼넷, 삼진, 홈런’ 등을 모두 보여주며 새로운 이미지를 심고 있다. 볼넷도 많이 고르지만 삼진도 많이 당하고 홈런포도 수시로 가동하는 ‘도깨비 타자’다. 볼넷은 30개로 팀 내 3위, 삼진 60개로 팀 내 1위, 그리고 홈런 6개로 팀 내 3위를 각각 마크하고 있다. 최근 들어 홈런포에 불을 붙이면서 ‘홈런타자’로 탈바꿈하고 있다. 여기에 이대수도 시즌 마수걸이 및 이적 후 첫 홈런포로 장타력을 가동하기 시작해 장타가 부족한 팀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줄 태세다. 이대수는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지난해 SK에서 홈런 5개를 터트려 장타력도 어느 정도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해는 4월 말 트레이드 등으로 어수선한 탓에 홈런포와 인연이 없다가 이날 시즌 첫 대포를 신고했다. 상대 투수들은 앞으로 두산과 대결할 때는 중심타자들인 김동주와 최준석만 피해가면 된다는 생각에서 탈피할 전망이다. ‘소총’이지만 홈런포도 갖추고 있는 고영민과 이대수 등도 경계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소총수’들이 ‘뜬금포’를 날려줄 때 두산의 상승세는 계속된다. sun@osen.co.kr 고영민-이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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