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수첩을 공개한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7.07.11 09: 15

김성근 SK 감독이 수첩을 공개한 이유는?.
지난 10일 대전구장. 김성근 SK 감독은 한화전이 우천 연기되기 직전 모여있던 기자들에게 수첩을 공개했다. 김 감독이 경기 중 틈틈이 기재했던 메모가 담겨있던 수첩으로 빽빽하게 숫자와 글자로 채워져 있었다.
특히 김 감독이 직접 펴서 기자들에게 보여준 페이지엔 '3점 이상 대량 득-실점 이닝수'가 들어있었다. 1이닝에 3점, 4점, 5점, 6점을 얻었을 때와 내줬을 때의 회수가 암호처럼 적혀 있었다. 1이닝 3점의 경우에만 얻었을 때보다 내줬을 때가 더 많았을 뿐 4점-5점-6점은 얻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특히 SK가 1이닝 5득점을 해낸 경우는 15번에 달했고 내준 경우는 1번뿐이었다.
처음엔 김 감독이 SK 타자들의 득점 응집력을 보여주기 위해 이 부분을 공개한 줄 여겼다. 그러나 김 감독은 곧이어 6월 6일 LG전, 6월 8일 KIA전, 6월 26일 롯데전 등의 스코어 보드를 펼쳤다. SK는 당시 LG전에서 5-0으로 앞서다 3회말 5실점했다. KIA전에선 마지막 9회에 6실점했다. 롯데전도 6-0으로 앞서다 3회말에만 3실점했다.
김 감독이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이 부분을 강조하자 비로소 수첩 공개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SK 투수들의 구위로는 언제든 대량 실점의 우려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는 곧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어도 원 포인트 릴리프를 올리고, 9회 투아웃을 잡고도 투수를 교체하는 데 따른 세간의 비판과 견제에 대한 김 감독 나름의 자기 변호이기도 했다.
sgo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