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고 안방 마님'.
올 시즌 프로야구계에서 포수 지존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 시즌 진갑용(33, 삼성)과 홍성흔(30, 두산)의 2파전 양상을 보인 것에 비하면 난형난제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선두 SK의 든든한 '포도대장' 박경완(35, SK)은 지난 시즌 무릎 수술 후 부담감으로 인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부상의 부담을 떨쳐내고 공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7월 10일 현재 타율 2할5푼(220타수 55안타) 8홈런 38타점을 마크,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때려내며 베테랑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투수 리드는 물론 4할대의 도루 저지율은 단연 돋보인다. SK의 선두 행진에 일등 공신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세 차례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박경완은 팀 우승과 골든글러브 재탈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게 되는 조인성(32, LG)은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금껏 수비에서는 나무랄 데 없을 정도로 빛나는 활약을 보였으나 지난 1998년 데뷔 후 평균 2할5푼대의 타율은 늘 아쉬웠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공격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시즌 후 '대박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조인성은 현재 타율 2할9푼9리(224타수 67안타) 8홈런 43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앉아쏴'라는 별명답게 도루 저지율도 박경완에 이어 3할7푼2리를 마크하고 있다.
지난 2005, 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끈 진갑용은 기복없는 플레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율 2할6푼7리(225타수 60안타) 4홈런 28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진갑용은 오승환 권혁 안지만 권오준 등 젊은 투수들을 리드하는 능력은 단연 돋보인다.
지난 7일 대구 두산전에서 결승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개인 통산 500타점 고지에 오른 진갑용은 한국 시리즈-골든글러브 3연패가 목표.
프로야구 최고령 야수이기도 한 김동수(39, 현대)는 20대 선수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오랫동안 현역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모습은 후배들에게 큰 귀감.
옥에 티인 1할8푼대에 불과한 도루 저지율은 매서운 방망이로 메우고 있다. 김동수는 타율 3할6리(209타수 64안타), 3홈런, 23타점으로 현대 하위 타선의 핵으로 자리잡고 있다.
8개 구단 주전 포수 중 유일한 20대인 강민호(22, 롯데)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최기문을 대신해 주전 마스크를 쓰며 전 경기를 소화한 강민호는 올 시즌 한층 성숙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
손민한 최향남 등 베테랑을 비롯 장원준 최대성 등 젊은 투수들까지 리드하며 나이답지 않은 노련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대호에 이어 팀 내 홈런 2위인 강민호는 타율 2할5푼(244타수 61안타) 7홈런 44타점으로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야구에서 포수의 비중은 어느 포지션보다 크다. 투수 리드는 물론 그라운드 전체를 지휘하는 야전 사령관이다. 올 시즌 최고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 가운데 누가 지존에 등극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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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완-조인성-진갑용-김동수-강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