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일부 팬들 '명예훼손 행위' 법적 대응 시사
OSEN 기자
발행 2007.07.11 16: 07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
최근 구단 홈페이지 잠정 폐쇄 조치를 내린 KIA 타이거즈가 사이버상에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의 가능성이 짙은 글을 게재하고 야구장에서 구단의 특정 인물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건 일부 팬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정재공 KIA 단장은 11일 오전 광주광역시 내방동 구단사무실에서 스포츠전문지, 지역종합지 등 취재진과 간담회를 갖고 "잠정 폐쇄된 구단 홈페이지를 12일 오후 2시부터 재오픈하겠다"며 "지금까지 일부 팬들이 개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없던 일로 하겠다. 그러나 14일 이후에도 같은 행위을 반복한다면 어쩔 수 없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일련의 사태는 최악의 경우 법적인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 문제는 최근 사이버상의 악성 댓글에 관련해 법적 제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 프로 구단 가운데 처음으로 제기된 문제여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KIA가 최하위에 빠지자 일부 팬들은 사이버상 악성 비난과 함께 실력행사도 불사하고 있다. 지난 7일 구단이 홈페이지를 폐쇄하자 광주 잠실 수원구장에 정 단장과 서정환 감독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 8일 수원 현대전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구단 버스를 막고 서 감독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마찰을 빚었다.
정 단장은 최근 이같은 일련의 사태를 주도한 핵심인물로 김성한 전 감독의 카페 회원이 주축인 약 20명을 거론했다. 물론 이 카페는 김성한 전감독이 운영하지 않는다. 그는 "이 카페의 회원들 20여 명이 김성한 전 감독을 복귀시키기 위해 치밀한 계획과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광범위하게 유포해 의도적으로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KIA측은 이날 지목한 팬들이 그동안 최근 사이버상에서 올린 구체적인 글과 현수막 현장사진, 특정 안티카페의 메인화면 등을 증거자료로 함께 제시했다. 정 단장은 이들이 자제하지 않는다면 모두 경찰수사대에 자료를 넘기고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KIA측은 이미 광범위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룹 범무팀에 법률자문을 의뢰, 명예훼손과 초상권 침해에 이어 범죄구성혐의까지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을 받아 놓았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사실이 아닌 것이 진실로 호도되고 있다. 지금 서정환 감독이나 나뿐만 아니다. 선수들의 가족들까지도 일부 악의적인 비난에 심각한 정신적인 충격을 안고 있다. 건전한 비판이 아닌 욕설이 난무하는 비난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 단장은 "모든 것은 성적이 안좋기 때문에 구단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몇몇 팬들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이상 가만 있을 수 없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그러나 모두 KIA의 팬들이기 때문에 곧바로 법적인 대응을 하지 않겠다. 이번에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넘어가겠다. 앞으로는 20여 명의 팬들이 수 많은 팬들을 호도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착찹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정 단장은 홈페이지 커뮤니티 재오픈과 관련해 "이번에야 말로 건전한 의견이 개진되고 활발한 토론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욕설이나 허위사실, 비상식적인 비난의 글들이 사라지기는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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