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약 13시간 동안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2차례의 A매치에서 경기 중 조명이 나가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했다. 첫 번째 상황은 11일 오전 브라질과 우루과이의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전에서였다.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브라질이 1-0으로 이기던 전반 13분 경 갑자기 경기장의 조명이 나갔다. 약 15분간의 기다림 끝에 경기는 재개되었지만 브라질은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었다. 결국 브라질은 15분 정도 주어진 전반 인저리 타임에 골을 허용하는 등 경기가 중단된 여파를 피할 수 없었고 90분 경기를 2-2로 마쳤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브라질은 승리했지만 조명이 꺼지는 사태로 인해 아쉬움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13여 시간이 지난 후 같은 사태가 베네수엘라 반대편에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발생했다.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구장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2007 D조 예선 한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경기 후반 35분 경에 경기장의 조명이 나가고 만 것. 약 15분여 기다린 후 다시 조명이 들어와 경기가 속개되었지만 이미 양 팀 선수들은 몸이 식어있는 상태였다. 이후 양 팀은 결국 이렇 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1-1 무승부를 기록할 수 밖에 없었다. 13시간 간격으로 그것도 대륙연맹컵 대회에서 조명이 나가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된 11일. 세계 축구사에 어이없는 하루로 기록될 것이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