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런던, 박세봉 통신원]'EPL 벤치에서도 그라운드의 카리스마를 재현한다'. 지난해 8월 잉글랜드 챔피언리그(2부) 선덜랜드의 감독으로 선임된 로이 킨(36)은 짙은 패배 의식에 젖어 있는 선수들를 휘어 잡으며 나락으로 떨어져 있던 팀 성적(당시 22위)을 1위로 끌어 올려 언론의 많은 관심과 조명을 받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로이 킨은 지난 2006년 일명 '키노 게이트'로 홀연히 팀을 떠나야 했다. 그가 떠날 당시에도 많은 동료들은 킨을 욕하지 않고 그의 의견을 존중하며 자신들의 잘못된 점을 반성하는 자세를 보였다. 킨은 자신의 친구이자 구단주인 닐 퀸의 부탁으로 감독직을 수락하였다. 하지만 축구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킨은 타고난 성깔(?)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썩을 대로 썩은 근성을 뜯어 고치며 본격적으로 팀 정비에 나섰다. 당시 킨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고 그의 말대로 유독히 선덜랜드는 후반 역전승이 많았고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2부리그 챔피언에 올라 2007~2008시즌에는 당당히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됐다. 킨의 리더십은 현역 시절 상대 팀들과 많은 마찰을 빚었다. 동료들이 위축돼 있다 싶으면 그의 전매 특허인 거침없는 태클로 분위기를 바꿔놨고 때로는 심판에게도 서슴없이 대들어 경기 흐름을 돌려놓는 역할을 했다. 아스날과의 경기에 앞서 카메라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당시 상대 주장인 파트릭 비에라(현 인터 밀란)에게 거친 입담을 걸어 분위기를 장악하며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아 준 사례는 유명하다. 이러한 킨은 현재 그가 지닌 모든 것을 이제는 필드가 아닌 벤치에서 뿜어내며 내년 시즌 검은 고양이(선덜랜드의 애칭)의 질주를 연출하게 됐다. 조용히 전력 보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킨은 스코틀랜드 대표 수비수 러셀 앤더슨(애버딘)과 레딩의 풀백 그렉 할포드를 총 500만 파운드(약 90억 원)에 데려왔고 지난 시즌 42게임서 22골을 기록하였고 프리미어리그(뉴캐슬) 경험이 있는 마이클 초프라(카디프시티)를 500만 파운드의 이적료에 영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포지션별로 1명씩 보강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영웅' 킨이 검은 고양이의 사령관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easterday315@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