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이종렬, 'LG의 힘' 칭찬 한 몸에
OSEN 기자
발행 2007.07.14 10: 00

‘의외’라는 말이 딱맞다. 17년째 LG에 몸담고 있지만 두드러지게 드러난 적이 없다. 성적이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었고 팀의 상징적인 스타도 아니었다. 단지 전천후 내야수로서 ‘꾸준한 노력파’라는 점을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완장’을 찬 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팀을 제대로 이끌고 있다. 그동안 ‘어디에 숨어 있었나’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주장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캡틴’ 이종렬(34)이 올 시즌 꾸준히 4강권을 지키고 있는 LG 트윈스의 든든한 ‘버팀목’ 노릇을 해주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선수단 투표에서 상조회장으로 선출된 뒤 김재박 신임 감독으로부터 주장으로 선임된 이종렬이 기대 이상으로 ‘캡틴’ 구실을 잘해주고 있어 코칭스태프와 구단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먼저 이종렬은 8개구단 주장 중 가장 안정된 플레이로 팀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 유난히 각 팀 주장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정상 궤도를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종렬만은 현재까지 순항하며 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톱타자와 테이블세터를 이루는 ‘2번 타자’를 중시하는 김재박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종렬은 풀카운트까지 끌고 가는 끈질김, 보내기 번트 등 작전수행 능력 등에서 최고의 2번 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현대 시절보다 선수들의 작전수행 능력이 떨어져 ‘희생번트’가 적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종렬은 예외다. 희생타가 현재 12개로 팀 내 최다다. 덕분에 출루율이 좋은 톱타자 이대형은 2루에 안착할 확률이 높다.
스위치히터이나 주로 좌타자로 나서는 이종렬이 투수들과 길게 승부하기 때문에 이대형은 장기인 도루 실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 포수 시야를 가리는 좌타자로 나서서 투수들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대결을 펼치는 동안 1루에 있던 이대형의 도루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대형이 현재 도루 1위를 질주하는 데는 이종렬의 보이지 않는 도움도 큰 것이다.
이종렬은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난 2번 타자는 물론 타율 2할8푼5리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사부’ 김용달 타격코치가 돌아온 후 더욱 힘을 내고 있다. 김 코치는 이종렬을 스위치히터로 변신시킨 것은 물론 현대로 옮긴 후에도 전화 등으로 원포인트 지도를 계속해 준 ‘영원한 스승’이다.
조용한 성격의 이종렬은 팀이 부진할 때보다는 연승으로 잘나갈 때 ‘팀미팅’을 자주 소집한다. 팀미팅에서 이종렬은 “연승이라고 분위기가 흐트러지면 안된다. 자만하지 말고 더 집중해야 한다”며 선수들을 독려한다.
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차를 몰고가서 30분 정도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소리를 질러서 스트레스를 해소한 뒤 집에 돌아가 ‘부드러운 가장’이 된다고. 집에서도 아들과 딸, 그리고 아내에게 너무나 잘해주는 가장이란다.
지난 2년 간 주장이 주장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해 팀성적도 가라앉았던 LG 구단도 이종렬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대만족이다. 구단에서는 “정말 기대 이상으로 주장의 몫을 해주고 있다. 이전 어떤 주장보다도 선수단 화합과 팀성적을 내는 데 힘을 쓰고 있다. 코칭스태프가 대거 새 얼굴로 교체돼 선수들과 불편할 수도 있는 올해 이종렬이 중간에서 가교 노릇을 잘해주고 있다”며 올 시즌 호성적을 내고 있는 원동력으로 ‘이종렬’을 꼽고 있다.
LG 선수들도 ‘가장 닮고 싶은 선수’로 주장 이종렬을 꼽고 있다. 노력파로 꾸준한 성적을 내는 선수가 이종렬이기에 그를 닮고 싶어하는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FA 계약을 2번씩이나 하는 등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 구단, 동료선수들 등 3자가 이구동성으로 인정하는 이종렬이 있기에 LG의 상승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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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하례식서 김재박 감독과 악수를 나누는 이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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