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호주가 동남아 4개국에서 열리고 있는 AFC 아시안컵 2007에서 함께 몰락하고 있다. 양 팀 모두 아시안컵이 개막되기 전에는 아시아축구계가 꼽은 강력한 우승후보였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탈락 위기에 놓여있는 것이다. 한국은 D조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쳐져있고 호주 역시 1무 1패로 A조 3위에 위치하고 있다. 양 팀이 이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바로 자만심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거들이 즐비한 호주의 경우 아시아 축구를 무시하면서 우승은 떼논 당상으로 생각했다. 그래엄 아놀드 감독은 아시안컵 개막 전 가진 인터뷰에서 "호주가 결승에 올라가지 못한다면 실패하는 것" 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루카스 닐 역시 "호주는 무패로 우승할 것" 이라며 아시아 축구를 우습게 봤다. 이런 자만심은 상대를 얕보게 했고 결국 이라크전 패배를 불렀다. 여기에 유럽 리거들이 시즌을 끝난 후 소집돼 체력에 문제가 있고 동남아의 기후와 잔디에 적응하지 못한 것도 실패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자만심은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비록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이 빠졌으나 젊은 한국 선수들은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특히 이라크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2연승을 거두었기에 조별리그는 쉽사리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핌 베어벡 감독은 출국 전 가진 인터뷰에서 "4강에 들지 못하면 감독직 사퇴까지 고려하겠다" 며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달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은 한국을 상대로 예상대로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확실한 전술적 카드'를 들고 나왔다. 반면 한국은 상대를 얕잡아보며 사이드만 파고 들었다. 이같이 단조로운 패스는 결국 상대가 경기를 편하게 하도록 했고 수비에서는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아시안컵 개막전 최고의 우승 후보였다가 이제는 조별리그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한국과 호주. 과연 양 팀이 3차전에서 기적을 일구어내며 8강에 합류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