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을 내주고도...선제골을 기록하고도...'. 국가대표팀과 U-20 대표팀.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양 팀이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다. 아시안컵을 치르고 있는 국가대표팀은 결과와 내용 모두에서 실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U-20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청소년 대표팀은 결과에서는 실패했지만 내용에서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양 팀의 차이는 '선제골'에 대처하는 자세에서 잘 볼 수 있다. 국가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과의 2차례 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보통 아시아권 팀들을 상대할 때 한국이 선제골을 기록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선제골을 내주면 상대가 더이상 밀집수비로 일관할 수 없게 되고 이는 한국에게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은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경기를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바로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국가대표팀은 특유의 '골결정력 부재' 를 보여주며 상대의 숨통을 끊지 못했다. 여기에 골을 지키는 법도 매끄럽지 못했다. 핌 베어벡 감독은 1차전에서 작은 실수를 범했던 김치우 오범석 대신 김동진 송종국을 투입해 경험적인 측면을 보완했지만 오히려 1차전보다 더욱 못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이런 국가대표팀에 아우들인 청소년 대표팀의 경기 운영 능력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캐나다에서 벌어진 U-20 월드컵에 출전한 청소년 대표팀은 2무 1패로 조별리그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미국 브라질 폴란드와 3경기서 모두 선제골을 내주고도 차분하게 따라붙는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었다. 청소년 대표팀은 지고 있던 상황에서도 차분히 경기를 풀어나갔다. 사이드와 중앙을 골고루 공략하며 골찬스를 만들어냈다. 물론 골결정력에서는 문제가 많이 있었지만 분명 경기 운영 능력은 배울 만했다. 국가대표 레벨과 청소년 레벨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에서 국가대표팀이 보여준 모습을 지켜봤을 때 청소년 대표팀의 선전이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