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동창생들이 난리가 났다. 한 평생 동지가 되는 동창생이 아니라 학창시절부터 쌓인 원한으로 서로를 못 잡아 먹어서 야단이다. SBS TV 월화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에서는 불안한 한랭전선을 그려오던 두 동창생 민주(하희라 분)와 수미(임성민 분)가 드디어 비 오는 날 한판 붙었다. 오는 17일 방송분에서 둘은 한밤의 결투를 벌인다. 민주가 수미에게 수미 남편 준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얘기한 것이 발단이 돼 결국 큰 싸움이 벌어졌다. 강남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서 저녁 9시부터 장장 4시간에 걸쳐 ‘실전 장면’이 촬영됐다. 머리채를 잡아 당기고 밀치는가 하면 핸드백으로 머리를 내려치기도 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둘은 한 장면을 위해 무려 20여 차례나 싸움을 반복해야 했다. 여 주인공들끼리의 격투는 최근 막을 내린 ‘내 남자의 여자’에서도 리얼하게 묘사됐다. 화영(김희애 분)이 여고 동창인 지수(배종옥 분)의 남편을 넘보는 것을 목격한 은수(하유미 분)가 화영과 벌인 육탄전은 세간의 화제가 됐다. 동창생끼리 원수가 되어 지내는 드라마는 또 있다. SBS TV 주말극장 ‘황금신부’에서도 한숙(김미숙 분)과 옥경(견미리 분)은 여고 동창이면서도 철천지원수다. 한숙의 남자를 옥경이 가로채갔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먹만 안 휘두를 뿐이지 원한이 2세에게까지 내림해 대리 전쟁을 펼치고 있다. 꿈 많은 시절의 여고 동창, 추억 속에서는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단어이지만 현실에서는 은근한 경쟁과 견제의 관계인가 보다. 이들 드라마를 향한 높은 시청률이 그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100c@osen.co.kr ‘강남엄마 따라잡기’에서 한바탕 멱살잡이를 하고 있는 하희라와 임성민. /SBS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