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치 이병규(33)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제 3대1의 서바이벌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곧 주전 탈락이다. 주니치는 지난 16일 왼쪽 다리 근육통에서 회복한 아라키를 1군에 승격시켰다. 아라키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은 5월 23일이었다. 이후 6월 8일 복귀했으나 2경기만 뛰고 다시 상태가 악화돼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오치아이 감독은 16일 야쿠르트전에 맞춰 아라키를 호출하자마자 바로 1번타자 겸 2루수로 출장시켰다. 결과는 5타수 무안타(1타점)였으나 1번 타순에 대한 주니치의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다. 이는 곧 '이병규의 1번타자 실험'을 실패로 결론지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라키가 2루수로 컴백하자 멀티 플레이어 모리노는 좌익수로 이동했다. 이병규는 중견수 겸 2번타자로 출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붙박이 3번타자인 주전 우익수 후쿠도메가 결장해 이바타가 3번타자, 이노우에가 7번타자 우익수로 기용된 덕분이었다. 후쿠도메의 결장 사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오른 팔꿈치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7회 대타로 출장해 좌전안타를 뽑아낸 점에 비춰볼 때 큰 부상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MVP타자 후쿠도메가 우익수로 정상 출장한다면 이병규는 외야 포지션 1자리를 두고 이노우에-히데노리와 경쟁을 벌여야 할 구도에 놓인다. 개막 시점만 해도 오치아이 감독은 팀 주장 이노우에를 2군에 내려보낼 만큼 이병규를 주전감으로 낙점했으나 사정은 달라졌다. 규정 타석에 못 미치지만 이노우에(87타수 28안타)와 히데노리(93타수 29안타)의 타율은 3할을 웃돈다. 반면 이병규는 257타수 63안타로 타율 2할 4푼 5리이다. 볼넷(12):삼진(61)의 비율에서 보듯 선구안에 치명적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홈런(3개)이나 타점(20점)이 많은 것도 아니다. 2군에 다녀온 뒤 수비와 주루에서 허슬 플레이를 불사하고 있으나 20타석 연속 안타를 못치기도 하는 등 타격 기복마저 심한 편이다. 이바타가 복귀한 16일 경기에서도 5타수 무안타에 2삼진을 당했다. 주니치 역시 요미우리와 1경기차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기다려 줄 여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17~18일 야쿠르트와의 전반기 최종 2연전은 이병규의 후반기 입지를 가늠할 풍향계로 보여진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