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우리 투수는 3이닝 던지지 않게 해줘'. 지난 2004년 올스타전 때의 일이다. 당시 서군의 일부 감독들은 올스타전을 마친 후 입이 적잖이 나와 있었다. 이유는 전년도 우승팀 자격으로 서군 감독에 임명된 김재박 당시 현대 감독(현 LG 감독)의 투수 기용법 때문이었다. 김 감독이 정민태나 조용준 등 자기팀 선수들의 투구 이닝을 상대적으로 줄이는 바람에 리오스(당시 KIA, 현 두산)나 이동현(LG) 등 다른 팀 선수들의 이닝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드러내 놓고 반발할 수는 없었으나 서군 감독들은 "억울하면 올스타팀 감독이 될 수 밖에 없겠네"란 말로 에둘러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올스타전은 속성상 팀 내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투수들이 참가한다. 이 중 상당수는 후반기 개막전부터 바로 투입되야 할 핵심 전력들이다. 이런 투수들이 올스타전에서 자칫 오버 페이스를 한다면 후반기 초입부터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물론 '1이닝 더 던져봤자 얼마나 차이 있겠는가'란 반론이 가능하지만 감독 입장에선 그렇지 않을 것이다. 2007시즌 올스타전의 동군과 서군 선발은 팬 투표 1위의 롯데 손민한과 한화 류현진이다. 그리고 양 팀 감독은 선동렬 삼성 감독과 김인식 한화 감독이다. 공교롭게도 삼성과 한화는 후반기 개막전에서 맞붙는 일정이다. 선 감독과 김 감독이 어떻게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뒷 탈(?) 없이 올스타전을 마칠지도 볼거리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