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TV의 일일극이 신인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울러 빛을 볼 기회를 찾지 못했던 중고 신인들도 이를 발판 삼아서 재도약을 하는 중이다. 왜 일일극일까? 기존 스타들이 "고생스럽다" "겹치기 출연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꺼리는 게 바로 일일극이기 때문. 쪽대본을 들고 연일 촬영 일정에 쫓겨야하는 일일극 출연은 연기자들에게 철인 3종 경기를 뛰는 듯한 체력과 인내심을 요구한다. 최근 스크린에서 급부상한 영화배우 일부는 TV로 방향을 바꿨다가 "잠도 못자고 너무 힘들다"며 하소연을 일삼았을 정도다. 그래서 일일극 PD와 작가들은 과감하게 신인을 기용한다.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고 어쩔수 없어서다. 대신 연기력 탄탄한 중견 및 원로 연기자들을 최대한 많이 기용해 신인들의 풋내를 감추는 데 여념이 없다. 16일 첫 전파를 탄 임성한 작가의 MBC 일일극 '아현동 마님'도 이같은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자 주연은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얼굴의 신인 김민성이고 여자 주연도 오랜 경력에 어울리지 않게 무명이다시피 한 왕희지다. 임 작가는 기존 작품들에서도 '인어아가씨' 장서희 등 중고 신인의 재조명에 큰 역할을 했었다. 최근 종영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도 숱한 신인 스타를 배출했다. 정일우는 10, 20대의 완소남으로 급부상했고, 이순재 나문희 정준하 박해미 등이 새롭게 톱스타로 떠올랐다. 9개월여 동안의 힘든 일정을 소화한 이들에게 월계관이 수여된 셈이다. 일일극을 통해 가장 유명해진 인물로는 ‘소서노’ 한혜진이 대표적이다. 2005년 방송된 MBC 일일극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콩쥐같은 미혼모 역할로 신데렐라가 됐다. 그 해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이어진 ‘주몽’ 소서녀 역을 통해 최우수상까지 수상했다. 갈 길 못찾던 신인이 일일극 주연 캐스팅 한번으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도 일일극에서 먼저 얼굴을 알렸다. 한혜진과 마찬가지로 김아중 역시 2005년 방송을 시작한 KBS 1TV 일일극 ‘별난여자 별난남자’에서 주연을 맡아 그해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차지했다. '별녀 별남'서의 호연이 아니었다면 ‘미녀는 괴로워’ 출연 기회를 잡기 힘들었을 터다. 이밖에 KBS 1TV 일일극 '열아홉 순정'의 구혜선과 서지석, MBC '굳세어라 금순아'의 강지환 이민기 등도 일일극 스타로 꼽힌다. mcgwire@osen.co.kr mb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