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 PD, 몰래카메라 짜고 친다니 "괴롭다"
OSEN 기자
발행 2007.07.17 10: 12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몰래카메라’에 대한 논란과 지적이 매회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제작진이 '어묵'에 비유하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는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논란이 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코너이다. ‘짜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서부터 소재의 선정성 논란까지 그동안 끊임없이 질책을 받아왔다. 시청자들이 다 보는 저녁시간대에 술집 룸에서 진행된 가수 이루 편을 비롯해 최근 이혁재 편은 조작논란까지 일면서 안타깝게도 ‘몰래카메라’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도가 바닥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제작진들의 심경은 어떠할까?
‘몰래카메라’의 연출을 맡고 있는 김유곤 PD는 “괴롭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PD는 “짜고했다는 말이 참 많은데 절대 아니다. 짜고 하면 살아있는 느낌이 날 수가 없고 연기자들의 연기도 어색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황당한 상황에서 어떻게 속겠냐고 하시는데 너무 리얼하면 재미가 없다. 다소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속았을 때 더 재미가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PD는 그 예로 ‘몰래카메라’가 한창 인기를 끌었던 10년 전쯤 조경철 박사가 ET를 만났던 에피소드로 폭소를 자아냈던 것처럼 황당한 상황 속에서 나오는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김 PD는 “‘몰래카메라’는 고도의 심리극이다. 아무리 스타라고 해도 매일 몰래카메라일 것이라고 예상하며 사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30분에서 1시간가량 정도 되는 짧은 시간 내에 촬영을 마쳐야 속을 수 있다. 현장에서는 워낙 돌발 상황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스타들의 심리를 이용해 재미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재가 너무 자극적이고 극적이라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김 PD는 “피해가려고 노력하고 고민도 많이 하고 있는데 생각 없는 제작진으로 매도되는 것 같아 괴롭다”고 토로했다.
김 PD는 “인간적인 몰래카메라를 하면 재미없고 밋밋하다고들 말씀하신다. 아무래도 가벼운 장난보다는 짓궂은 장난이 더 재미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연예인이 강자이기 때문에 그들을 더 괴롭히고 곤경에 빠뜨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우리나라는 연예인보다는 아무래도 방송사가 더 큰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너무 강하게 속이면 부정적인 시각으로 많이 보신다. 정서적인 차이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 PD는 “주위에서는 재미있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웃고 넘어가는 반면 비판의식을 지닌 분들이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오피니언 리더가 되고 있다”며 “밋밋한 장난과 독한 장난의 중간지점을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일상생활에서 훈훈한 장난을 찾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몰래카메라’를 길에서 흔히 사 먹을 수 있는 어묵에 비유하면서 그만의 생각을 전했다. 김 PD는 “어묵은 참 맛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강식은 아니다. 반면 한약은 몸에 좋지만 먹기가 힘들다”며 “어묵 보고 건강식이 아니라고 뭐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출출할 때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어묵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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