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권을 장악하라', 베어벡호 인니전 사생결단
OSEN 기자
발행 2007.07.17 10: 30

자력으로 아시안컵 8강 진출이 힘들어진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서 명예 회복이 가능할까.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18일 오후 7시 20분부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2007 아시안컵 D조 3차전서 최소한 2점차 승리를 올려 놓고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전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도네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약점은 제공권에 약하다는 점이다. 스피드는 좋지만 대부분의 선수가 단신이다보니 사우디아라비아의 '높이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게 허용했던 선제골과 후반 인저리타임 결승골 모두 헤딩골로 당한 것. 한국도 제공권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공격수가 즐비하다. 이동국(28, 미들스브러) 조재진(26, 시미즈 S-펄스) 우성용(34, 울산 현대) 모두 인도네시아 선수들보다 신장이 월등히 크고 위치 선정 능력도 좋기 때문에 헤딩으로 인한 골 사냥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들을 뒷받침해야 할 선수들이다. 좌우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계속 부정확하고 원톱이 고립되는 경향이 많아 이라크와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보여줬던 공격능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좌우 양 날개의 중앙 침투는 좌우 풀백의 효과적인 오버래핑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취를 감췄다. 대표팀의 또다른 문제점은 계속 불안을 노출하고 있는 포백 수비다. '전남 듀오' 김진규(22)와 강민수(21)의 중앙 수비 조합은 계속 상대 공격수에 공간을 내줘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오른쪽 풀백 송종국(28, 수원 삼성)은 한일 월드컵 당시 보여줬던 전성기의 기량이 실종되는 바람에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2경기 연속 김진규와 호흡을 맞췄던 강민수 대신 김치곤(24, FC 서울)의 기용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고 경험은 없지만 패기와 스피드가 앞서는 오범석(23, 포항)이 사우디아라비아전 페널티킥 허용에 대한 명예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좋은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표팀은 아시안컵 2경기 모두 선제골을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집중력 부족으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내주는 등 경기에서 유리한 흐름을 전혀 이어가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내용을 보여주고도 8강에 오르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형편없는 경기를 하고도 운좋게 8강에 오른다면 이란에 2-6으로 참패했던 지난 1996년 대회의 악몽이 다시 재연될 수도 있다. tankpark@osen.co.kr 우성용-이동국-조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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