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평소 유명 비디오 게임 '위닝일레븐' 고수로 알려진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그동안 많은 인터뷰를 통해 그의 실력이 맨유 선수단 내에서도 수준급이라는 것이 알려져왔지만 그의 입에서 게임 실력에 대한 언급이 나온 적은 별로 없었다. 여기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다. 17일 낮 명동 나이키 맨유 스토어에서 열린 박지성 팬미팅에서 게임 실력에 대한 질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팬미팅에 사회자로 나선 송영주 엑스포츠 축구 해설위원이 "평소 패트리스 에브라와 비디오 게임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둘 다 상당한 수준이라고 들었는데 누구의 실력이 훨씬 좋으냐?"라고 질문한 것.
하지만 박지성은 이같은 질문에 말을 돌리며 즉답을 피했다. 에브라에게 물어보라고 말한 것. 박지성은 "둘 중 누가 잘하는지 이 자리에서 말하면 재미가 없다" 며 "내일 에브라가 들어올 텐데 그에게 직접 물어보면 누가 더 잘하는지 의문이 풀리게 될 것" 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에 500여 팬들은 아쉬움의 탄성을 내쉬었다.
하지만 500여 팬들보다도 속으로 더 한 숨 짓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박지성 팬 미팅 현장을 취재하고 있던 기자들이었다. 박지성의 한 마디는 18일 한국에 도착할 맨유 선수단 취재를 준비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또 하나의 숙제를 던져주었기 때문. 문제는 맨유 선수단이 도착할 인천 국제 공항에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자명하다는 것. 박지성의 말을 들은 한 기자는 의미 심장한 말을 남기며 취재 전쟁(?)에 대한 각오를 남겼다.
"내일 공항 육탄전(?)에 대비해 보호 장구라도 챙겨와야 하는 것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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