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쪽 위협구와 빈볼은 종이 한 장 차이?. 오릭스 용병 타자 터피 로즈는 지난 17일 지바 롯데전에서 난투극을 일으킨 '죄목'으로 퇴장 처분을 받았다. 3회 롯데 선발 시미즈가 던진 초구가 몸쪽 높게 날아들어오자 고의적 빈볼이라고 판단한 로즈는 투수에게 볼을 던져주기 위해 일어선 포수 사토자키를 쓰러뜨린 뒤 왼손 펀치를 날렸다(맞진 않았다). 이를 보도한 에 따르면 로즈는 공을 피한 직후 "위험하다"라고 사토자키에게 항의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사토자키는 "뭐가 위험하냐?"고 맞섰고 그 직후 몸싸움이 일어났다. 곧바로 양 팀 선수들이 뛰쳐나와 아수라장이 펼쳐졌고 양 팀 코치들이 1명씩 퇴장 처분을 당했다. 로즈 역시 퇴장 처분을 받아 자신이 갖고 있던 최다 퇴장 기록 숫자(통산 11번)를 늘렸다. 올 시즌만도 2번째다. 로즈는 노 코멘트로 야구장을 떠났으나 콜린스 감독은 "(우리 팀 다른 용병인) 라로카도 1회 몸에 볼을 맞았다"라며 롯데 측의 고의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롯데 포수 사토자키는 "이해하기 어렵다. 저 정도 공이 위험하다면 타석에 설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바비 밸런타인 롯데 감독도 "로즈는 자기 팀 투수들이 보복을 해주지 않아 화가 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웃 일본에서 벌어진 이 소동은 전반기 막판 1위팀 SK 와이번스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대립 상황을 연상시킨다. SK와 상대한 팀들은 몸쪽 위협구를 두고 'SK가 위험한 야구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듯하다. 지난 14일 SK 레이번과 충돌했을 때도 두산 벤치는 이미 '이대수 타석 때 위험한 공이 들어올지 모른다'라고 대비하고 있었는데 '오비이락' 식으로 마침 그렇게 됐고 이 때문에 김경문 감독 등 두산 선수단 전체가 격하게 반응한 원인이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성근 SK 감독은 "롯데전 김원형의 경우(퇴장 처분)를 제외하면 빈볼은 없었다"라고 강하게 항변하고 있다. 김 감독은 "SK가 질 나쁜 야구를 하는가?"라고까지 반문했다. '몸쪽 승부는 야구의 묘미다. 바깥쪽 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몸쪽에 바싹 붙히는 공을 던지는 것이지 타자를 맞힐 의도는 전혀 없다. 타자가 몸쪽 공을 무서워하는 순간 야구는 끝'이라는 것이 김 감독 반론의 요지다. SK는 1위팀(46승 30패 5무)이다. 이는 곧 전반기의 투구 패턴을 김 감독이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후반기 SK를 둘러싼 견제 전선의 향방은 '타 팀들이 SK의 몸쪽 승부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려있는 분위기다. sgoi@osen.co.kr 지난 7일 SK 김원형의 투구에 맞은 롯데 강민호가 화를 내자 SK 포수 박경완이 달래고 있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