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다. 다음에 ‘두고보자’는 내 의지를 표현한 것뿐이다”.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앞두고 만난 김시진(49) 현대 감독은 최근 불거진 ‘감자사건’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올스타전 전야제(16일) 때부터 야구계의 얘깃거리가 된 ‘감자사건’은 ‘평소 예의바른 A구단 감독이 대승을 앞두고도 심하게 투수 교체를 한 B구단 선배 감독을 향해 경기가 끝난 후 덕아웃에서 감자를 먹였다’는 것이었다. 정황상 김시진 감독과 김성근(65) SK 감독을 얘기하는 내용이었다. 6월 30일 수원구장 SK-현대전서 SK가 14-3으로 앞선 9회말 수비서 2사 후 한 타자를 남겨놓고 불펜 투수를 교체한 것에 대해 경기 후 현대 코칭스태프가 SK 덕아웃 쪽을 향해 ‘감자를 먹이며’ 분노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시체에 못박는다’는 말처럼 SK가 이미 끝난 경기에 시간을 끌며 약을 올렸다는 생각에 현대 코칭스태프가 대선배 감독에게 무례한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시진 감독은 오해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시진 감독은 “나는 '감자'’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건 오해”라며 해명에 나섰다. ‘당시 어떤 표현을 한 것은 맞냐. 이를 본 심판도 있다는데’라는 물음에 김 감독은 “어떤 표현을 한 것은 맞다. 잘 기억은 안나는데 볼펜인가 뭔가를 든 손을 치겨들고 ‘다음에 두고보자’는 의미로 허공을 향해 손 짓을 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그것은 다음에 만나면 꼭 이기겠다는 내 의지를 표현한 것 뿐이다. 절대 욕을 한 것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또한 김 감독은 “그 경기 후 우리 일부 코치들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냐. 다음에 복수하자’며 흥분하기도 했지만 나는 ‘경기에서는 이기는 게 중요하다. 다음에 만났을 때 승리하면 된다’며 자제를 시켰다”고 덧붙였다. ‘김성근 감독에게 사정을 설명했느냐’는 질문에 김시진 감독은 “어제(16일) 인사만 드렸다. 별 말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올스타전이 끝난 후 만난 김성근 감독은 ‘내용을 알고 있었냐’는 물음에 “난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말했냐”며 별 일 아닌 듯 웃어넘겼다. 김성근 감독은 평소 잦은 투수 교체에 대해 “이기는 불펜조를 아끼기 위한 것과 5점차 승부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의 적극 해명과 김성근 감독의 이해로 올스타전의 화제였던 ‘감자사건’은 조용히 가라앉을 것으로 보여진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