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TV들이 공휴일 특선영화 방영을 놓고 고민중이다. 없애자니 아깝고 계속하자니 별 이득이 없다. 한때 각 방송국의 시청률 효자였던 TV 영화가 계륵으로 변해버린 셈이다. 17일 제헌절에도 지상파 3사는 예외없이 특선영화를 편성했다. KBS는 2TV에서 오전 10시 40분부터 애니메이션 '슈렉 2', 똑같은 시간에 SBS는 '여선생 대 여제자', MBC는 '웰컴 투 동막골'을 내보냈다. 극장 개봉 등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흥행작품들이지만 이미 케이블TV를 통해서 계속 반복 방영됐다는 게 문제다. 예전과 달리 휴일 오전이나 낮, 지상파 TV의 특선영화가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거나 특별하지 못한 이유다. 그래서 "수십차례 방영됐던 영화들을 휴일에 왜 또 트냐" "특선영화란 명목으로 전파낭피를 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 여론도 들끓고 있다. 그러나 방송국 입장에서는 휴일 TV편성의 오랜 틀을 깨기란 쉽지않다. 특별 프로를 기획하기에는 사정이 여의치않고, 드라마와 오락 프로 재방으로만 밀어붙이기에는 휴일 낮 시간이 너무 길다. 결국 특선영화만큼 비용 대비 효율적인 프로 찾기가 쉽지않다는 설명이다. 또 케이블에서 자주 방영됐던 영화라도 흥행 대작들의 경우 상당한 고청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전국 800만명 관객을 동원했던 '웰컴 투 동막골'은 이날 전국 7.3%(AGB닐슨 집계), 할리우드의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슈렉 2' 7.4%로 방영 시간대를 감안할 때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염정아의 코미디 '여선생 대 여제자'는 5.5%로 다소 처졌다. 그러나 1970~80년대 TV의 주말과 휴일 황금 시간을 장악했던 영화 프로들이 2000년대들어 연달아 폐지되거나 심야로 밀려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공휴일 낮 특선영화들의 앞길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mcgwire@osen.co.kr '웰컴 투 동막골'과 '여선생 대 여제자'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