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US오픈 결승전 패배가 테니스 인생의 일대 전기였다". 인생에는 전기란 게 있기 마련이다. 특히 스포츠 스타들에게는 어떤 한 경기가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다. 1990년대 세계 남자 테니스의 명실상부한 ‘황제’ 피트 샘프러스(36. 미국)에게도 그런 전기가 있었다. 최근 아란차 산체스-비카리오(스페인) 등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샘프러스는 헌액식 전 미국 로드 아일랜드의 뉴포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슈테판 에드베리와의 92년 US오픈 결승전 패배는 내 마음에 항상 남아 있는 경기였다"고 털어 놓았다. 당시 샘프러스는 첫 두 세트를 에드베리와 나눠 가진 뒤 3번째 세트서 5-4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10번째 게임의 처음과 마지막 포인트에서 더블 폴트를 범해 그만 타이브레이크 끝에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이 여파로 샘프러스는 4번째 세트를 포기하는 심정으로 임해 2-6으로 내줬고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샘프러스는 "4세트를 포기했을 때 그것이 결국 내 모든 정신력을 바꿔 놓았다. 나는 다시는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나는 세계 1위가 되기를 원하고 있었고 그 패배는 내가 필요로 했던 것을 일깨워주었다"고 회고했다. 실제 샘프러스는 이날 패배 후 승승장구해 7번의 윔블던과 5번의 US오픈, 두 번의 호주오픈 등 모두 14차례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286주간 세계랭킹 1위를 지켰고 96년 4월15일부터 98년3월 30일까지는 102주 연속 1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비록 클레이코트서 벌어지는 프랑스오픈을 제패하지 못한 게 흠으로 남았지만 강서브에 이은 스매싱으로 무적의 10년 성세를 이룬 바 있다. usk050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