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의 월드투어 공연 주관사인 스타엠의 이인광 대표가 "비가 바닥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며 미주공연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심경을 전했다. 18일 오후 2시 10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비 미국 월드투어 취소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인광 대표는 LED스크린, 돌출무대 등을 설치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후 6시에 관객이 입장해야 하는데 5시 30분까지도 협의에 협의를 계속했다. 심지어 티켓을 구입한 분들을 위해 팬미팅 형식의 공연이라고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내가 최종적으로 취소를 통보했다”며 “널빤지 위에서라도 공연을 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장에서는 도저히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기대를 하고 있는 많은 언론과 팬들에게 그 무대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밴드가 바닥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 즐겁게 놀아야할 무대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아티스트한테만큼은 책임을 묻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좋은 공연을 하고 싶어 했던 열정이 있었지만 이를 충분히 백업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앞으로 불미스러운 일들이 더 이상 화두에 오르지 않고 완벽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캐나다 프로모터 김정호 부사장을 비롯해 클릭엔터테인먼트 민동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참석해 팽팽한 공방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공연주관사인 스타엠은 레볼루션 엔터테인먼트와 미주 공연 5회에 관한 판권을 계약했으며 이후 레볼루션은 현지 기획사인 클릭엔터테인먼트와 다시 계약을 맺는 하청구조를 형성한 바 있다. 다음은 이인광 대표와의 일문일답. -레볼루션이 클릭엔터테인먼트에 판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스타엠의 승인이 없었는데 이 문제들을 미리 해결할 수 있지 않았나. ▲공연을 준비해서 마케팅과 티켓 오픈 등 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2월이라 판단했다. 2월에 계약해서 티켓 오픈하고 홍보마케팅, 대관 등 투어 전까지 5,6개월 정도의 시간은 있어야 공연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5월경에 제대로 계약금이 지불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시기를 놓쳤다. 그 상황에서 새로운 로컬 프로모터를 선정할 만한 시간이 없었다. 또 레볼루션 업체에서는 북미판권을 샀으니까 하와이 공연을 꼭 했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그 당시에 클릭과 레볼루션이 계약이 돼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와이의 시장여건과 환경을 검토했을 때 무리수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쪽은 단순히 꼭 하와이 공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했다. 클릭과 레볼루션이라는 업체와 관계가 돼있는 것을 알았다면 미리 준비했을 것이다. 판권료만 내면 전체 투어를 할 수 있다는 발상자체가 문제다. 판권료 이외에 소요될 금액이 정해져있다. 사전검토 없이 레볼루션은 정확하게 클릭에 고지하지 않았다. 클릭은 레볼루션을 방문하기 전 스타엠을 찾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과 공연을 할 수 없다고 돌려보냈고 아마도 우리가 거절하니까 북미 판권 갖고 있는 회사인 레볼루션을 찾아가 그때 우리협의 없이 계약했을 듯 싶다. 이를 레볼루션은 우리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월드투어를 위해서는 4,5개월 정도 충분한 준비시간이 필요한데 새로운 업체로 교체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공연 취소에 대한 심경. ▲주관사인 우리의 마음으로는 공연을 취소하면 어느 누구 못지않게 비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금전적인 문제와 이해관계자들과의 문제도 불거질 것이라는 것 알고 있었다. 공연 이틀 전에 다른 스태프들과 널빤지 위에서도 공연을 하겠다는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공연을 할 수가 없었다. 현지에 기대하고 있는 많은 언론과 팬들에게 그 무대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밴드가 바닥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즐겁게 놀아야하는 무대에서 죄송하다, 잘못했다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로컬 프로모터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되지 못해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주관사로서 로컬 프로모터를 원활하게 컨트롤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책임이다. 공연을 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로컬에서 부담해야하는 비행기 티켓 값까지 우리가 준비해서 15일 전 LA에 들어갔고 약속을 이행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설치한 세트를 치우고 아티스트가 인사하는 식으로라도 진행할까 생각했다. 찾아온 팬들을 돌려보낸 것은 너무 큰 실수였다. 아티스트가 너무 착하고 순수하다. 팬들의 입장에 대해 생각하려는 부분이 아주 컸다. -북미투어 자체가 무리였다고 판단하지 않나. ▲팬들에게 백번 머리 숙여 사죄해야할 입장이다. 아티스트가 피해봤던 부분은 도의적, 행정적, 법률적인 부분이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새롭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 -스타엠과 JYP, 비와의 계약관계는 어떤가. ▲스타엠과 JYP, 비는 3자 계약관계였고 지난 5월경 비를 영입할 계획이 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이제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타엠은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한 두 지역 실패한 케이스 때문에 능력 없는 회사가 돼버렸다. -비가 스타엠에게 보상을 요구한다면. ▲일을 준비해오면서 비와 만들어왔던 관계가 있다. 우리가 사심 없이 좋은 투어를 준비하자했던 의지를 아티스트는 인지하고 있다. 스타엠은 비가 즐거운 여행을 가는데 큰 동반자였다. -앞으로 계획은. ▲이 상태에서 멈추지 않는다. 더 나은 비전을 갖고 나아갈 수 있도록 다시 보여줄 것이다. 다음주 월, 화요일쯤 다른 발표를 할 것이다. 공연 재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서울이 될 수도 있고 기타지역이 될 수도 있다. 투어를 하지 못했던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 투어는 계속 진행할 것이다. 가을에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