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사를 빛낸 '왕별'들이 다시 유니폼을 입고 한 자리에 모인 18일 춘천 의암 야구장. 현역 시절의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실력은 결코 녹슬지 않았다.
17일 프로야구 퓨처스(2군) 올스타전 식전 행사로 열린 조마조마 연예인 야구단과 일구회 야구단의 친선 경기에서 올드 스타들이 활약한 일구회가 8-2로 완승을 거뒀다.
더운 날씨 속에서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팬들 앞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보였다. 흐르는 세월 탓에 몸놀림은 둔해졌고 타구를 쫓아가기가 벅차 보였으나 스타 플레이어 출신 다운 기량을 과시했다.
일구회 톱타자로 나선 이정훈 LG 코치는 1회 첫 타석에서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좌익수 겸 5번 타자로 나선 이광은 연세대 감독도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이날 일구회 선발로 나와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이날 경기 후 "오랜만에 뛰니까 힘들다. 맞혀 주려니 더 안 되고 세게 던지니까 내가 아파서 허리, 어깨, 팔꿈치 성한 곳이 없다"며 엄살을 부렸다. 이어 이 위원은 "내가 2점 내줘서 경기가 재미있어 진 것"이라며 웃었다.
6회 대타로 나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난 윤동균(58) 전 OB 감독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강원도에서 야구 붐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마조마 야구단의 유격수 겸 4번 타자로 활약한 탤런트 전노민은 이날 1안타를 뽑아냈다. 전노민은 "운동장에 나오면 항상 좋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어낼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야구 예찬론을 드러냈다.
이어 전노민은 "강원도가 야구 불모지라고 들었는데 적극적인 지원으로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여기서도 메이저리거가 나와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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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구회의 3회말 선두 김민호 두산코치 타석 때 1루주자 이정훈 LG코치가 조마조마 유격수 전노민의 태그에 앞서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춘천=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