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는 ‘쩐의 전쟁’이 치열한 곳이다. 출범 초기에는 선수와 구단간의 연봉전쟁으로 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았고 최근에는 FA 계약을 둘러싼 몸값 전쟁 등 돈과 관련해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봉 협상과 FA 계약이 시즌 종료 후 스토브리그의 일이라면 시즌 중에도 ‘쩐의 전쟁’은 은밀하게 계속된다. 이른바 보너스 내지는 메리트가 그것이다. 호성적을 내기 위한 동기 부여를 위해 구단들이 선수단에 은밀하게 건네는 돈이다. 선수 개인에게는 출장 경기수 및 성적으로 팀에게는 월별 순위, 연승 등에 메리트를 적용하고 그에 따른 상금을 주는 식이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은 대부분 시즌 시작 때부터 ‘메리트 시스템’을 적용, 선수들에게 연봉 못지 않은 두둑한 가욋돈을 주고 있다. 올 시즌도 예외가 아니었다. 구단에서는 비밀로 여기는 일이어서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이미 야구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어느 구단은 얼마’라는 식으로 소문이 나고 있다. 묘하게도 메리트를 넉넉하게 적용하는 구단은 성적이 괜찮은 반면 없는 팀은 하위권을 맴돌고 있기도 하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메리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구단은 2군데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구단과 지방의 한 구단으로 다른 구단의 2배가 넘는 액수의 메리트를 걸고 선수들의 분발을 유도하고 있다. 이 두 구단은 후반기에는 전반기 때보다도 더 유리한 메리트 조건을 내걸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메리트가 없는 구단의 선수단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볼멘소리를 한다. “다른 구단 선수들은 주머니가 두둑한데 우리는 뭐냐”는 식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들 구단의 선수들은 공식 보너스가 걸려 있는 ‘서머리그’나 ‘포스트시즌’에 목숨을 걸고 달려들며 ‘가난한 구단’의 설움을 토해내고 있다. 포스트 시즌에 기필코 진출해 배당금을 타겠다는 각오들이다. 전반기 못지 않은 치열한 순위 레이스가 예고되고 있는 프로야구 후반기에는 ‘쩐의 전쟁’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에는 메리트에 적극적이지 않던 구단들도 4강 가시권에 들면 돈보따리를 풀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과연 어느 구단들이 ‘쩐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인지 프로야구 후반기가 궁금해진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