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SK 와이번스가 승패차가 16이나 돼도 마음 못 놓는 이유는?. SK는 전반기를 46승 30패 5무로 마쳤다. 두산전 막판 3연패 탓에 승패차 20 도달에 실패했으나 그래도 16이나 된다. 2위 두산과의 격차도 4경기차다. 후반기 SK의 남은 경기수(45경기)를 고려해도 4강 진출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 4위 LG와의 승차는 7.5경기에 달한다. 창단 후 첫 정규시즌 우승도 어느 때보다 유력하다. 그러나 SK 사람들은 '우승 덕담'이 나오면 손사래부터 친다. 2003시즌과 2005시즌의 뼈아픈 과거를 경험해봤기 때문일 것이다. SK는 2003년에도 올해 못잖은 고공비행을 펼쳤다. 차이가 있다면 당시는 올 시즌과 달리 단독 고공비행이 아니라 현대라는 더 강팀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SK는 7월부터 5승 14패로 내려앉더니 8월에도 7승 14패로 허덕였다. 9~10월 들어 8승 10패를 거둬 턱걸이 4위로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었다. 삼성-KIA를 연파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으나 10월 2일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총력전 체제로 치르고 10월 4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돌입하는 강행군을 펼쳐야 했다. 그 반대로 2005시즌은 7월 15승 6패, 8월 15승 4패의 스퍼트를 올렸다. 9월도 8승 5패로 마쳤다. 그러나 9월 28일 LG와의 시즌 최종전을 2-3으로 패배, 플레이오프 티켓을 0.5경기차로 두산에 넘겨줬다. 진이 빠진 상태에서 이틀만 쉬고 10월 1일부터 한화와 준플레이오프에 들어간 SK는 결국 2승 3패로 석패했다. 이렇듯 잘 됐던 시즌에도 마무리가 약했던 SK이기에 '부자 몸사리기'가 엄살로만 비치지 않는다. SK가 내심 부담스러워하는 삼성-한화와의 일전이 각각 9경기, 8경기씩 남아있는 점도 걸린다. 김성근 SK 감독이 "이제부터가 승부"라며 후반기 낙관론을 일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