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를 조심하라. 후반기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의 한국시리즈 직행 여부다. SK는 한국시리즈만 선착하게 되면 우승 확률이 높기 때문에 단연 정규리그 1위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2위 두산과의 승차는 4경기, 3위 한화와의 승차는 4.5경기 차로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앞으로 치열한 견제를 뚫고 마지막에 도사리고 있는 고비를 넘어야 되는 등 갈 길이 험난하다. 특히 SK가 신경 쓰이는 대목은 바로 '공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감독들은 "빈볼 등 거친 플레이와 부관참시성 게임 운영을 한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1대7 분위기가 형성되는 조짐을 보이자 위험성을 간판한 김성근 감독이 서둘러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김 감독이 우려하는 점은 바로 후반기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른 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분위기를 보면 이른바 SK를 상대로 모든 팀들의 '고춧가루 뿌리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대개 후반기가 되면 독주하는 선두 팀은 놓아주기 마련이다. 나머지 팀들이 경쟁 관계로 재편된다. 포스트시즌행이 불발로 끝난 하위 팀들은 차기 시즌을 준비하고 신진급 선수들을 기용하게 된다. 그러나 올해 SK를 공적으로 삼아 모든 팀들이 전력을 기울이는 특수 상황이 발생하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현재 SK의 전력은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충분히 안전 운행을 통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과 함께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 모든 팀들을 상대로 매번 치열하게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성근 감독도 분명히 마지막 고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양한 변수를 상정해놓고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 가운데 몇몇 팀의 공적이라는 변수도 생각하고 있을까? SK의 후반기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