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또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재연했다.
사태는 1-2로 리드당하던 롯데의 3회말 공격 도중 일어났다. 투아웃 후 롯데는 2번타자 이인구의 우익선상 2루타로 동점 찬스를 맞았다. 여기서 SK 선발 레이번은 롯데 3번 박현승을 상대로 몸쪽 코스를 공략하다 허리 위쪽에 맞는 볼을 던지고 말았다.
그러나 도저히 의도적이라 여길 수 없는 상황이었고, 박현승 역시 묵묵히 1루로 걸어나갔다. 이어 등장한 타자는 롯데 4번 이대호. 그러나 레이번은 이대호를 상대로도 초구 직구를 몸쪽 코스로 구사하다 엉덩이 부위를 맞혔다.
이에 이대호는 곧바로 방망이를 내려 놓고, 손가락으로 레이번을 겨냥하며 격하게 반응했다. 이대호는 천천히 마운드 쪽으로 걸어가며 항의의 제스처를 거듭 취했으나 포수 박경완과 구심의 적극적 만류로 더 이상의 불상사로 번지진 않았다. 레이번 역시 몸에 맞는 볼 직후, 모자를 벗고 두 팔을 좌우로 펼치며 '고의성이 없다'라는 모션을 반복했다. (실제로 레이번-박경완 배터리는 거의 철저할 만큼 바깥쪽 코스로 일관하며 위협구 의혹을 원천봉쇄하는 배합을 시도했다.)
이 시점에 양 팀 선수단은 이미 덕아웃을 뛰쳐 나왔으나 충돌없이 곧바로 수습됐다. 이후 레이번은 롯데 새용병타자 페레스를 상대로 초구 바깥쪽 볼을 던지다 정타를 맞았으나 2루수 정경배의 다이빙 캐치로 역전위기를 모면했다.
한편 SK는 지난 7월 7일 문학 롯데전 때에도 두 차례에 걸쳐 '빈볼 대립'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보복성 빈볼을 던졌던 SK 김원형은 퇴장 처분을 받았었다. 이후 SK는 7월 14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또 몸쪽볼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는데 이 때 사건을 촉발시킨 장본인은 공교롭게도 레이번이었다.
sgo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