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할리우드에 팔리는 시나리오?
OSEN 기자
발행 2007.07.21 09: 29

메가박스가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에 팔릴까?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충무로가 가장 우려해온 일들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국내 재벌 회사들이 삼분하고 있던 극장업마저 할리우드의 거대 자본에 의해 잠식당하는 시나리오다. 오리온그룹의 영화 투자배급사인 미디어플렉스는 지난 18일 국내 3위의 멀티플렉스 체인 메가박스 경영권을 호주의 금융회사 맥쿼리에 매각했다. 미디어플렉스 측은 영화 산업에서 손을 떼는 게 아니고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려는 의도라고 밝혔으나 그 충격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중이다. 메가박스를 인수한 맥쿼리는 영화 산업과 전혀 관계없는 금융회사인 만큼 적당한 이익을 내고 되팔 것이 분명하기 때문. 벌써 증권가에서는 맥쿼리가 20세기 폭스 등 매각처를 확보했을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 등 거대 통신사업자가 메가박스을 인수하지 않겠는냐는 추정을 했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디어플렉스가 국내 업체에 메가박스를 넘길 생각이었다면 굳이 제3자 격인 맥쿼리를 끼어들일 이유가 없다는 것. 그러나 할리우드 자본과는 국내의 강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직접 거래를 피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결국 하향세에 접어든 극장사업에서 빠져나오려는 미디어플렉스와 한국 시장에서의 확실한 배급망 확보를 노리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의 이해가 딱 맞아떨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가박스가 할리우드에 팔릴 경우 한국영화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얼마나 될까. 숫자 상으로는 큰 위협이 되지않는다. 현재 메가박스는 전국 19개 극장에 155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어 국내 총 스크린 수 1800여개의 10%에도 못미친다. 하지만 관객 집중력과 지명도가 높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점을 비롯해 금싸라기 요지에 자리잡은 극장이 많아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 또 할리우드 자본이 인수하더라도 극장 수익을 생각했을 때 직배 영화 위주의 상영은 힘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메가박스가 쇼박스와 같은 회사라고해서 쇼박스 영화만 틀지는 않았다. CJ가 배급한 '슈렉 3'의 경우 코엑스점 16개관중 8개에서 상영했을 정도다. 엄청나게 비싼 땅에 지은 극장에서 무엇보다 수익을 고려한다. 설령 메가박스가 할리우드 자본에 인수된다해도 한국영화에 별다른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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