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타선' LG, '슬러거'가 그립다
OSEN 기자
발행 2007.07.21 09: 54

연장직전에 끝내기 안타로 끝난 후반기 첫 경기인 지난 20일 잠실구장 두산-LG전은 양팀의 컬러가 극명하게 대비된 경기였다. 두산은 빠른 발과 장타가 조화된 타선을 앞세웠다. 이에 맞서 LG는 단타와 작전야구로 승부를 펼쳤다.
두산은 2회 민병헌의 도루와 고영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3회에는 5번타자 최준석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추가점을 뽑았다. 그리고 2-2로 맞선 9회에는 고영민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뒀다.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쳤지만 아깝게 패한 LG는 0-2로 뒤진 8회 연속 볼넷 2개로 얻은 찬스에서 보내기 번트와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안타수나 도루 등에서는 대등했지만 중심타선 한 방의 무게에서 밀린 것이다.
양팀 모두 득점 장면에서 나름대로의 '색깔야구'를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LG로서는 두산의 장거리포가 부러운 한 판이었다. 두산에는 중심타선에 거포인 김동주와 최준석이 버티고 있는 반면 LG에는 단타내지는 중장거리 타자들 뿐이었다.
양팀은 홈런수에서는 48개(두산) 대 45개(LG)로 큰 차이가 없지만 두산은 두 거포가 절반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 LG와 다른 면이다. 김동주가 16개, 최준석이 11개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반면 LG는 박용택이 9개로 최다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조인성(8개), 최동수(6개), 발데스(5개) 등으로 골고루 분포돼 있다.
두산의 두 거포는 특히 드넓은 잠실구장에서 더욱 위력을 뽐내 LG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김동주는 올 시즌 LG전 한 개 포함해 5개의 홈런포를 잠실구장에서 터트렸고 최준석은 LG전 2개 포함 6개의 홈런을 잠실에서 기록했다.
역대로 김동주와 최준석과 같은 '슬러거'가 없었던 LG로서는 잠실 라이벌전에서 더욱 속이 쓰린 것이다. 두산은 역대로 우즈, 심정수 등 기본적으로 힘이 뛰어난 장타자들이 계속 포진한데 비해 LG는 힘있는 장타자보다는 정교함을 갖춘 중장거리 타자들이 전통적으로 많았다. 김재현, 이병규 등 예전 LG의 간판스타들도 장거리타자보다는 중장거리포였다. 용병마저도 올 시즌 발데스처럼 장타자를 뽑지 못했다.
약점 보완을 위해 LG는 그동안 두산처럼 힘있는 타자들을 스카우트해왔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중장거리 타자가 많은 팀타선에 맞게 잠실구장 외야펜스 앞당기기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LG가 고민거리인 '슬러거 부재'를 언제쯤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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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떼타선'으로 위협적이나 슬러거 부재로 아쉬운 LG 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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