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 김준영, 인고의 세월을 거쳐 드디어 빛을 발하다
OSEN 기자
발행 2007.07.21 23: 15

"그동안 계속 16강 저그, 16강 저그라는 얘기를 듣고 많이 위축됐지만, 이제 좋은 기회를 잡았다. 완벽하게 준비한 만큼 반드시 우승을 거머쥐겠다." 평소에도 겸손한 자세로 '대인배'로 불리던 김준영(22, 한빛)도 이번 22번째 맞이하는 스타리그 결승을 앞두고는 자신에 찬 각오로 그동안 찰거머리 처럼 따라붙었던 '16강 저그'라는 오명을 씻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세뇌하듯 계속해서 반복했다. 김준영에게 그동안 16강이라는 관문은 일종의 벽이었다. 첫 도전이었던 2005년 에버 스타리그에서도, 그 뒤에 치렀던 So1 스타리그,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2,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3 에서도 김준영에게 16강 통과는 일종의 숙제였다. 5번째 맞이했던 '다음 스타리그 2007 시즌1'은 김준영에게는 다시 한 번 찾아온 도전의 기회였고,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로 시작했지만, 프로리그 부진과 함께 다시 한 번 난관이 찾아왔다. 그러나 김준영은 마음을 다 잡고 강적들을 해처나가기 시작했다. 2007시즌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던 송병구, '아트 테란' 한동욱, '전략가' 신희승을 모두 제압, 3전 전승으로 8강에 올라간 그는 16강 관문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새로운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 넘어 산이라고 8강 상대였던 '저그 킬러' 진영수, 4강 상대였던 '신동' 이영호는 모두 최강의 상대였다. 풀세트 접전 끝에 저그전의 달인을 넘어선 그는 드디어 생애 첫 우승이라는 희망을 갖을 수 있게 됐다. 마지막 상대는 변형태. 속도전의 달인인 변형태는 강자 중의 강자였지만 김준영의 꿈을 꺾기에는 무리였다. 김준영은 1, 2세트를 내주며 패색이 짙었던 경기에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투혼을 다시 한 번 불사르며 2, 3, 4세트를 내리 따내는 믿을수 없는 대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김준영은 "2경기를 패하고 나서 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감독님, 팀원들, 팬,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놓치고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오늘 우승은 나에게는 최고의 순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우승으로 팀인 한빛에도 2002년 박정석 우승 이후 5년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준 김준영에게는 또 다른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전통의 명가인 한빛이 프로리그에서도 다시 한 번 일어설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 김준영도 지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욱 노력하는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승으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앞으로는 긴장 안하고 잘할 것 같다.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해서 승리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리는 기대에 부응하는 프로게이머 김준영이 되겠다."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