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특급 소방수들이 ‘수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작년 아시아신기록으로 세이브왕에 올랐던 삼성 오승환을 비롯해 공동 2위였던 박준수(현대)와 정재훈(두산), 4위 구대성(한화) 등은 지난 시즌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오승환은 올 시즌 현재 21세이브로 이 부문 2위를 마크하며 체면을 유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3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무리에서 밀려나 선발이나 중간으로 보직을 전환했으나 구위가 무뎌졌고 마무리를 계속 맡고 있어도 구위가 예전만 못해 고전하고 있다. 지난 22일은 이들이 최근 어려운 행보를 한꺼번에 여실히 보여준 날이었다. 컨트롤이 흔들려 전반기 막판 마무리에서 선발로 전환한 2005년 소방왕인 두산 정재훈은 이날 LG전서 초반 난타를 당하며 무너졌다. 1이닝 4실점의 참담한 성적으로 2경기 연속 선발 등판서 실패했다. 현대 사이드암 투수 박준수도 자존심이 구겨진 날이었다. 올 시즌 팔꿈치 통증으로 작년 구위를 보여주지 못한 채 중간투수로 등판하고 있는 박준수는 이날 KIA전서 1-2로 뒤진 5회 1사 1, 2루에서 구원등판했다가 홍세완에게 쐐기 스리런 홈런을 맞고 말았다. ‘왕년의 소방왕’ 구대성도 구위 저하로 고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무릎 부상으로 구위가 떨어진 구대성은 22일 삼성과의 연장 승부서 11회말 심정수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되는 쓴맛을 봐야 했다. 오승환은 이 경기서 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오승환도 구위가 작년 만큼 날카롭지는 못하다는 평가를 들으며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날도 2아웃을 잡는 동안 안타 2개, 볼넷 1개를 내주며 2사만루까지 몰리는 등 불안했다. 작년 세이브 부문 6위(17세이브)였던 LG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이 올 시즌 22세이브로 1위를 달리며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 세이브 부문 ‘빅4’가 수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비단 이날뿐 아니라 올 시즌 내내 어려운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너무 무리했나. 잘나가던 지난 시즌이 그리운 이들이다. sun@osen.co.kr 박준수-정재훈-구대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