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최고의 공격조합은?'. 천신만고 끝에 AFC 아시안컵 4강에 오른 한국 축구 대표팀. 당초 베어벡 감독이 목표로 했던 4강에는 진출했지만 경기 내용은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특히 저조한 득점력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대표팀은 4경기에서 단 3골만을 뽑아내며 경기당 1득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빈공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과 함께 4강에 진출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가 9골, 이라크는 6골을 넣었다. 이같이 다른 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공격력에 대해 대표팀 안팎에서 공격 시스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대표팀이 채택하고 있는 공격 시스템은 원톱을 놓고 좌우 윙포워드들이 사이드를 공략하는 4-3-3 시스템. 이 시스템이 효과적인 모습을 보이려면 우선 좌우 풀백들의 넓은 활동 반경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지난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전반전에서 대표팀은 좌우 풀백인 김치우(전남, 24)와 오범석(포항, 23)의 적극적인 공격 지원 아래 2골을 넣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격형 미드필더의 적극적인 2선 침투와 공격 가담이 없다면 전방의 원톱은 고립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정우(나고야, 25)나 김두현(성남, 25)이 상대에게 잡히자 한국의 공격은 무뎌지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오는 25일 벌어질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는 공격의 날카로움을 살리기 위해 공격 시스템의 변환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일단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투톱 시스템이다. 베어벡 감독은 아시안컵이 시작되기전 투톱 시스템에 대한 연습을 꾸준히 했다. 이동국(미들스브러, 28)과 우성용(울산, 34), 조재진(시미즈, 26)을 번갈아 투톱에 기용하며 최고의 조합을 찾아보았다. 또한 바레인전에서는 후반 31분 우성용을 투입하며 실전에서 투톱을 써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세 선수 모두 플레이 스타일이 엇비슷해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한 것. 특히 전방에 있는 선수들의 머리를 겨냥해 긴 크로스만 날리는 '뻥축구' 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따라서 가장 현실적인 것이 이천수(울산, 26)의 처진 스트라이커 기용이다. 지난달 29일 서귀포에서 열린 이라크전에서 베어벡 감독은 후반 중반 이천수를 처진 스트라이커로 교체 투입했다. 이 전술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이천수의 빠른 발과 개인기는 상대 수비 라인을 흔드는 데 더없이 좋은 무기였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3-0의 대승을 이끌었다. 베어벡 감독은 아직 아시안컵 본선서 이천수를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이미 기존에 시도한 원톱 시스템이 실패했다고 본다면 4강전에서 이천수 카드를 쓰는 것도 빈공을 타개할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bbadagun@osen.co.kr 이천수-우성용-이동국-조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