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수들의 타자와 '수싸움' 유형
OSEN 기자
발행 2007.07.24 08: 17

2007 프로야구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4강 싸움'과 더불어 우승 상금 2억 원이 걸린 '서머리그(초복부터 말복까지)'까지 팀마다 한 치 양보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와중에 심심치 않게 빈볼 시비까지 벌어지는 등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수비를 하고 있는 포수와 공격을 하는 타자 간의 '심리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팬들에게는 전해지지 않지만 가장 근접 거리에서 '수싸움'을 벌이는 포수와 타자 간에는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 때로는 신경전을 펼치기도 하고, 때로는 '모르쇠'로 일관하기도 하는 포수와 타자의 '수싸움 세계'를 살짝 들여다본다. 특히 타자들이 전하는 8개 구단 주전 포수를 유형별로 분석해 본다. ▲코치형 대표적인 선수가 현역 최고령 타자인 현대 주전 포수 김동수(39)다. 김동수는 타자들이 모두 후배들이므로 말을 편하게 한다. 코치나 심판처럼 훈계를 한다. 되도록이면 수비를 짧게 하고 싶어하는 김동수는 후배 타자들에게 '빨리 빨리 들어오라'며 빠른 공격을 재촉한다. 타자들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한 방법이다. 물론 고령(?)이라 오래 수비하기 싫은 본인의 체력을 고려한 방법이기도 하다. 김동수는 자신이 공격할 때도 주로 초구내지는 2구에 승부를 걸고 빨리 공격을 끝내는 스타일이다. 오래 살아남는 방법을 알고 있다. ▲엄살형 요즘 빈볼을 많이 당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인 SK 포수 박경완(35)이 대표적이다. 박경완은 타자들이 놓치는 공이 들어오면 "어이구 넘어갈 뻔했다. 어이구, 큰 일 날 뻔했다"며 엄살을 많이 떤다는 게 타 팀 타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따금씩 심한 엄살로 살짝 상대의 약을 올리는 유형이다. ▲떠벌이형 이 유형에는 칭찬형과 횡설수설형으로 나눠진다. 전자의 경우에는 삼성 베테랑 포수 진갑용(33)과 롯데 신예 포수 강민호(22)가 해당된다. 털털한 성격의 진갑용은 타자들과 말장난을 많이 건다. 그러면서 잘하는 선수에게는 "잘했다"며 칭찬해 준다. 나이가 가장 어린 강민호는 "선배님 안녕하십니까"라며 먼저 인사를 건네고 계속해서 말을 걸어 타자들이 집중을 못할 정도라고 한다. 부산 출신으로 강민호와 잘 알고 지내는 현대 이택근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아예 경기 전에 강민호를 따로 불러 "오늘은 제발 말 좀 걸지 말라. 요즘 내가 잘 맞지 않아 예민하다"고 통사정을 할 정도라고. 서울 팀의 안방마님들인 두산 홍성흔(30)과 LG 조인성(32)은 경기 내내 횡설수설하며 타자들의 혼을 빼놓는다. 홍성흔은 국적 불명의 외국어를 섞어서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타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조인성도 정신없을 정도로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고. ▲과묵형 반면 조용한 포수들도 있다. 한화 신경현(32)과 KIA 김상훈(30)이 여기에 해당되는 케이스다. 신경현은 경기 내내 과묵하게 경기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김상훈도 과묵형이지만 신경현과는 약간 다른 스타일이다. 김상훈은 선배들에게는 반응없이 조용하지만 후배 타자들이 들어오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때로는 약을 올리기도 하고, 때로는 격려도 해주면서 집중력을 흐트러트린다고 한다. 경기장을 떠나면 모두가 선후배인 포수와 타자들이 막간을 이용해 주고받는 대화로 오해를 풀기도 하면서 선후배의 정을 쌓아간다. 어떤 때는 뒤에 있는 구심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는 얘기들이 오가기도 한다. 살벌한 전쟁터를 그나마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포수와 타자의 설전이다. sun@osen.co.kr 김동수-박경완-홍성흔-진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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