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기대 이상으로 안정된 투타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덕분에 시즌 내내 상위권을 지키며 2위 두산에 2.5게임 뒤진 4위를 마크하고 있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마운드가 안정된 것이 LG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스토브리그서 영입한 에이스 박명환을 비롯해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는 '이기는 불펜조'의 활약이 크다. 타선은 '거포부재'라는 약점을 안고 있지만 '벌떼타선'으로 집중력이 돋보인다. 도루 1위를 질주 중인 이대형의 빠른 발과 작전 수행능력을 키워가고 있는 타순이 갈수록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타선의 고정화'가 눈길을 끄는 점이다. 지난 2년 간과 비교하면 이 점이 가장 달라진 면이다. LG는 현재 규정타석에 들어가 있는 타자가 무려 8명이나 된다. 현대가 7명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3할타자는 한 명도 없이 이대형과 최동수가 2할9푼6리로 타격 공동 12위, 이종렬 2할9푼3리로 14위, 조인성 2할9푼2리로 공동 15위, 발데스 2할8푼7리로 17위에 각각 랭크돼 있다. 여기에 박용택(0.273), 권용관(0.266), 김상현(0.249) 등도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격순위에 올라있다. LG 타선이 이처럼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을 대거 만들며 안정되기는 3년 만의 일이다. 2004시즌 6명의 고정멤버가 있은 뒤 2005년 3명(이병규, 클리어, 박용택), 그리고 2006년에는 2명(이병규, 박용택)뿐이었다. 2년 간 신예 타자들을 집중 테스트하는 바람에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가 많지 않았다. 그만큼 타선이 불안정했다는 얘기도 된다. LG 타선이 3년 만에 대거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이 나오며 '안정화'된 것은 김재박 감독의 스타일과도 연관이 있다. 김 감독은 일단 신뢰를 준 타자는 웬만해서는 바꾸지 않고 밀어주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현대시절부터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이 많다. 물론 고정 타선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백업 요원들의 열의가 떨어지고 고정 멤버들은 타성에 젖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잘나가고 있는 SK와 두산이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격 랭킹에 포진한 타자는 각각 4, 5명에 불과하지만 1,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플래툰 타선'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래도 LG 구단 관계자들은 '3년 만에 타선이 안정됐다'며 반가워하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이게 몇 년 만의 일인지 모르겠다. 지금 타선을 잘 지키면 앞으로 수 년 간은 안정된 타선을 유지할 수 있다"며 '타선안정=호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에 흐뭇해했다. 지난 2년 간의 '플래툰 내지는 경쟁 체제 타선'에서 벗어나 '고정타선'으로 안정화되고 있는 LG의 올 시즌 행보가 가볍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