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는 어느 정도 합격점, 공격은 여전히 답답'.
25일 한국이 이라크와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3-4로 패배, 19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오르려던 목표가 좌절됐다.
3~4위전에 진출한 한국이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조별리그 인도네시아전 이후 3경기 연속 무실점을 보여준 수비는 합격점을 줄 만했지만 공격은 여전히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날 경기에서 핌 베어벡 감독은 공격에 변화를 주었다. 이천수를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것. 활발한 활동량과 스피드, 기술을 자랑하는 이천수로 하여금 전방으로 치고 들어가게 해 원톱 고립 현상을 해결하려는 의도였다.
이런 이천수의 위치 이동은 한국 공격의 방향도 다르게 했다. 측면 일변도의 공격에서 중앙과 좌우를 적절히 이용하는 공격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는 상당히 효과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이라크의 수비는 심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문제는 마무리였다. 한국의 공격은 마지막 순간 부정확한 패스와 슈팅으로 인해 무위로 그치고 말았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고 비가 오는 열악한 상황이기는 했지만 주도권을 잡고서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분명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반면 수비진은 합격점을 줄 만했다. 비록 한 번씩 집중력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라크의 날카로운 역습을 투지를 앞세워 잘 막아냈다. 이란과의 8강전서 연장전까지 무실점 선방한 이후 한층 업그레이드된 자신감은 한국의 젊은 포백을 성장시켰다.
하지만 불안한 모습도 분명히 있었다. 연장전에 보여주었던 어설픈 수비는 분명 고쳐야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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