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키커 염기훈의 슈팅이 이라크 골키퍼 손에 걸리고 그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마지막 키커로 김정우가 나섰다. 그의 슈팅은 골대를 맞고 말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2007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25일 벌어진 이라크와 경기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그동안 아시안컵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56년 홍콩에서 열렸던 1회 대회와 1960년 한국에서 열렸던 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것. 당시는 본선에 진출한 4개팀이 풀리그로 자웅을 겨루었던 대회였다. 이후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보다는 월드컵에 더욱 치중했다. 결국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후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6연속 진출 등 총 7회 출전으로 아시아 국가 중 최다 기록을 세웠고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룩했다. 이렇게 한국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아시아의 맹주'라는 별명이 부끄럽게 아시아 최강국을 가리는 아시안컵에서는 그동안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일본에게 정상을 잇달아 내주고 말았다. 특히 중동축구는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전력 상승을 이루어냈고 이란은 1968~1976년까지 아시안컵 최초 3연패를 달성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1984년부터 1996년까지 세 차례의 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90년대 들어 일본이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와 장기 계획을 바탕으로 1992년 첫 우승을 차지한 뒤 2000년과 2004년 잇달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처럼 한국은 지난 47년 간 진정한 아시아 정상의 자리에 오른 경우가 없었다. 특히 매번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월드컵에 비해 아시안컵은 저평가돼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한국은 이제 새로운 규정이 생겨난 데 따라 다음 대회 자동출전권을 받을 수 있는 3위라도 차지해야 한다. 2011년 대회에도 예선부터 참가하게 되면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는 2010년에 아시안컵 예선까지 치르게 돼 프로리그 일정을 짜는 데 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언제나 말썽이 생기는 대표팀 차출에 따른 갈등의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10bird@osen.co.kr 지난 5일 아시안컵 출정식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