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국제 대회에서 지긋지긋한 4강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성인대표팀의 경우 90년대 이후 국제대회서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부킷 자릴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이라크와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에서 무너지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한국 축구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4강만 가면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빛나는 4강 신화를 이룩했지만 이탈리아와 16강전에서 연장 혈투를 치른 뒤 스페인과 8강전에서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탓인지 독일과의 4강전에서 0-1로 무너졌다. 아시안컵에서는 2000년 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덜미를 잡혀 3~4위전으로 밀렸고 이번 대회서 7년 만에 4강에 올랐지만 의외의 복병 이라크에 승부차기에서 지며 역시 3~4위전을 치르게 됐다. 그뿐인가. 아시안게임에서도 4강에서 무너진 경우가 많다. 1990년 북경 대회서 이란에 0-1로 패해 3~4위전으로 밀렸고 2002년 부산 대회서도 이란에 졌다. 가장 최근인 2006년 도하 대회서는 이라크에 진 뒤 3~4위전에서 이란과 연장 혈투를 치른 끝에 0-1로 패해 4위에 그쳤다.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서 2002년과 2004년 연속 우승을 일궈냈지만 지난해 대회서는 일본에 밀려 3위에 그쳤다. 한국 축구는 언제쯤이나 4강 징크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까.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드러났듯 상대를 완벽히 압도하는 전력과 조직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징크스는 계속 될 수 밖에 없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