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훈녀’들의 훈훈한 드라마, ‘완벽한 이웃…’
OSEN 기자
발행 2007.07.26 07: 57

출연 배우들이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뭔가 독특한 드라마”라고 한 말을 이제야 알 듯하다. SBS TV 새 수목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정지우 극본, 조남국 연출)이 25일 밤 베일을 벗었다. 형언할 수 없는 그 독특한 색깔이 신선하다. 굳이 짧은 언어로 포장을 하자면 ‘훈훈한 드라마’다. ‘훈남’이라는 말처럼 억지로 줄여 쓰기를 하면 ‘훈드’쯤 되겠다. 의미를 찾자고 하면 한없이 커지고 굳이 의미를 주기 싫으면 아무 존재도 아닌, ‘이웃’이라는 단어의 본원적 의미를 보는 듯하다.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 나오는 인물들도 우리 이웃의 모습처럼 하나같이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김승우가 연기하는 백수찬은 여자 잘 만나 한몫 잡아보려는 제비족이다. 그런 백수찬을 좋다고 따라다니는 정미희(김성령 분)는 이혼만 세 번 하고도 여전히 남자의 진실을 모르는 철부지다. 수찬의 친구인 양덕길(손현주 분)은 착하디 착한 전형적인 농촌총각으로 수찬이 저지르고 간 사랑의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간다. 그나마 정윤희(배두나 분)가 좀 반듯한 사고를 하는 축에 속하지만 뭐 하나 해 놓을 것 없이 너무나 평범한 20대 후반의 특별할 것 없는 여자다. 비범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잔잔한 삶 속에서 드라마는 마치 ‘그냥 살아가는 재미’ 같은 맛을 뽑아 올리고 있다. 톡 쏘지는 않지만 시금털털한 그런 맛 말이다. 드라마 전반에 흐르는 이런 묘한 재미는 정지우 작가의 전작 ‘내 사랑 못난이’에서의 사람 사는 냄새를 그대로 옮긴 듯하다. 소시민들이 수없이 당하는 작은 상처들이 개개인들에겐 얼마나 소중한 의미들인지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는 독특한 색깔이 있다. 일상의 무료함을 뛰어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밤 묘령의 여인이 철길에서 살해된 사건이다. 하지만 그 미스터리 조차도 작가는 심각하게 풀어가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로 출연하는 김뢰하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듯 천방지축이다. 결국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범한 의미를 찾고자 하는 드라마다. 그 의미가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에게 비교적 잘 전달돼 성적표도 좋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12.8%, TNS미디어코리아는 13.8%의 시청률로 그 첫 성적을 집계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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